엄마, 나 갔다 올게! - 사춘기를 넘어 세상을 배운다
김호인 외 지음, 김지선 그림 / 라온북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세상을 배우기 위해서는 여행만한 것이 없다고들 한다. 하지만 진짜 여행다운 여행을 하기가 어디 쉬운 일이던가.

요즘 사춘기는 시기도 빨라진 데다가 '중2병'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두드러진 특징을 보이는 것 같다. 오죽하면 아이들 스스로 '중2병' 운운을 하겠는가 싶다.

이 책은 좀 특이한 여행서적이다. 대부분 사춘기 학생들의 여행 이야기라고 하면 부모님과 함께 떠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인솔하는 선생님 한 분과 중2 학생 6명이 여행을 함께했다. 2013년 7월 13일에 떠나 8월 8일에 돌아오는 약 27일 간의 일정이다. 영국에서는 2주간 어학교 summer camp를 다니면서 런던 시내를 둘러보고 프랑스 파리를 거쳐 두바이까지 살짝 다녀오는 여행이다. 어학연수 목적의 2주가 포함되다보니 아이들에게는 체력적으로 다소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엄마, 나 갔다올게!>라는 제목처럼 부모님의 품을 떠나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가는 열다섯 살 사춘기 아이들의 이야기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자신들이 보고 느낀 여행을 직접 적어낸 6편의 이야기와 선생님의 이야기 그리고 앞으로 여행을 떠날 사람들을 위한 필수여행 팁을 알려준다. 우선 이 책을 보면서 인솔한 선생님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한 집안에 중2가 한 명만 있어도 벅찰 것 같은데 무려 6명을 데리고 해외여행을 무사히 다녀왔다는 것이 대단한 것 같다. 물론 순수한 배낭여행이 아니라 2주간의 어학연수가 포함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6명 아이들과의 여행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선생님도 힘든 여행이었겠지만 아이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타국에서 보낸 한 달이 마냥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여러모로 불편함이 많았을텐데 응석부릴 부모님도 안 계시니 스스로 극복하는 힘을 키우지 않았을까. 그래서 여행을 다녀오면 철이 드는 게 아닌가 싶다.

6명의 아이들은 아직 어린 나이라서 혼자 떠날 수 없는 배낭여행을 또래 친구들과 보호자 역할을 해줄 선생님과 함께 해보았으니 정말로 좋은 선물을 받았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자신의 여행기록을 이렇게 멋진 책으로 남길 수 있으니 무시무시한 중2 시절이 행복한 추억으로 남지 않을까. 스스로 여행을 준비하고 가족의 품을 떠나보는 경험이 다른 수많은 중2 학생들에게도 가능하다면 어설픈 '중2병'이 사라지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해본다. 이 책에서 소개된 해외여행은 한 명의 비용이 대략 670만원 가량인데 숙박비와 식비를 아껴 뮤지컬 2편을 보는 호사까지 누렸으니 나름 저렴하게 잘 다녀온 것이란다. 그냥 어학연수 목적으로 해외를 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으니 비교하자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여행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어학연수 없이 순수한 배낭여행이었다면 아이들 입장에서 더 의미있는 여행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어딜가나 공부를 해야하는 대한민국 청소년들에게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 집 떠나면 고생이지만 여행이 주는 즐거움은 그 고생이 있었기에 더 빛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여행을 통해 생각과 마음이 무럭무럭 자라나는 아이들을 보니 우리 아이들에게도 여행의 기회를 주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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