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눈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6
미쓰다 신조 지음, 이연승 옮김 / 레드박스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한밤중에 홀로 깨어 있을 때 갑자기 목덜미가 서늘해지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나요?

학창 시절에는 수학여행에서 친구들과 밤을 새가며 떠는 수다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괴담이었죠. 저는 주로 이야기를 하는 쪽이었는데 친구들이 이야기 내용보다 제 표정이 더 무섭다고들 했죠. 아마도 가장 극적인 부분을 이야기하면서 저도 모르게 눈썹을 치켜뜨며 눈이 커졌던 모양이에요. 나름 이야기를 맛깔나게 했다는 자부심이 있었죠.

주변을 둘러보면 사람마다 취향은 다르지만 걔 중에 괴기스럽고 엽기적인 이야기에 흥미를 가지는 사람이 더러 있을 거예요. 저도 한 때는 그랬던 것 같아요. 실제로 귀신을 본다거나 그와 유사한 경험을 한 적은 없는데 어쩌면 그랬기 때문에 더 대담하게 관심을 가졌는지도 모르겠네요.

공포심은 실제보다 상상을 통해 더 자극되는 감정인 것 같아요.

<붉은 눈>은 일본 소설이에요. 아무래도 한국과 비슷한 정서를 가져서 그런지 처음 들어본 괴담인데도 낯설지 않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별 생각없이 읽었는데 문득 오싹해지는 부분이 있어요. 식스센스와 같은 충격적인 반전도 있고 잔잔하면서도 묘하게 섬뜩한 이야기도 있어요. 더운 여름날 열대야로 잠 못드는 때가 있다면 추천하고 싶어요. 사실 더위를 날려줄 무서운 이야기 덕분에 식은땀을 흘리며 아예 잠 못드는 밤이 될 수도 있겠네요. 혹시나 이 책을 환한 낮에 읽으면서 너무 시시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네요. 다 큰 어른이 괴담이나 기담에 덜덜 떨며 듣지는 않을 거예요. 순간 돋아나는 소름 정도? 이야기의 진실과는 무관하게 상상이 만들어낸 원초적 반응을 즐기고 싶다면 읽어볼 만하다고 말하고 싶네요.

<붉은 눈>은 누구나 품고 있는 어둡고 두려운 무언가를 밖으로 끄집어내는 이야기인 것 같아요. 귀신이 정말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무섭고 오싹하다는 건 그 무언가에 대한 반응이겠죠? 가끔은 보이지 않는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서울 때가 있어요.

"내가 네 친구로 보이니?" 갑작스런 친구의 질문에 화들짝 놀라 되묻겠죠. "그럼 넌 누군데?"

믿었던 친구의 배신이 친구가 귀신이라는 사실보다 더 무서운 일이 아닐까요?

괴담을 보면서도 매우 현실적인 공포에 대해 떠올리는 것을 보면 문득 세월의 힘을 느끼게 되네요. 인간의 영역에서 이해하기 힘든 일들이 우리의 공포심을 자극하는 순수한 시절에는 전혀 생각할 수 없는 일이겠지요. 그냥 무섭고 기이한 이야기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잠시 멈추고 돌아보면 여러가지 삶을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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