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찻길의 아이들 네버랜드 클래식 42
에디스 네스빗 지음, 찰스 에드먼드 브록 그림, 정미우 옮김 / 시공주니어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추억의 TV 외화 <초원의 집>이 떠오른다.
"아~ 정말 재미있었지."라고 반응한다면 대강 나이를 짐작할 정도로 그 때 당시에는 전국민이 기억하는 가족드라마가 아니었나 싶다.
<초원의 집>은 넉넉한 살림은 아니지만 자상한 부모님과 마음씨 착한 아이들을 보면서 행복한 가정의 표본으로 느꼈던 기억이 난다. 나중에 보니 미국 작가 로라 잉걸스 와일더의 자전적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됐지만 드라마를 볼 당시에는 그저 말괄량이 로라의 매력에 푹 빠졌던 것 같다.
<기찻길의 아이들>은 영국 작가 에디스 네스빗의 1905년 작품으로 지금까지 영화와 텔레비전 드라마, 뮤지컬로 여러 번 제작될 정도로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다고 한다. 아이들 덕분에 이 책을 만나게 됐지만 읽는 내내 <초원의 집>이 떠올라 더 즐거웠던 것 같다. <기찻길의 아이들>은 <초원의 집>과는 달리 처음에는 부유한 집안의 아이들이었다. 어느날 갑자기 아빠에게 손님이 다녀간 뒤 시골 마을로 이사하게 되면서 기찻길의 아이들이 된 것이다. 첫째 딸 로버타는 속이 깊고 이타심이 많은 소녀로 애칭인 '보비'로 불릴 때가 더 많다. 둘째 아들 피터는 고집이 세고 장난이 심하긴 해도 책임감이 강한 소년이다. 셋째 딸 필리스는 호기심과 궁금증이 많고 늘 언니 보비와 함께 누군가를 돕는 일이라면 앞장서는 의리파 소녀다. 풍족한 생활을 하다가 한순간 가난해진데다가 아빠 없이 엄마와 낯선 마을에 살게 되었으니 아이들 입장에서도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의젓한 보비는 동생들과 기찻길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어려운 상황을 잘 헤쳐나간다. 보비는 겨우 열두 살이지만 이야기를 읽다보면 무척 어른스러워 훨씬 나이가 많을 거라는 착각을 하게 된다. 부모 입장에서는 기찻길의 아이들처럼 사랑스럽고 착한 아이들이라면 셋이 아니라 열 명도 키울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반대로 삼 남매의 엄마처럼 아이들에게 항상 따뜻하고 강인한 모습으로 양육할 수 있느냐가 묻는다면 자신있게 말하기는 힘들 것이다.
평범한 시골 마을에서 삼 남매의 활약은 감히 어른들도 따라하기 힘들 정도로 대단한 일이다. 실수나 잘못을 해도 결국에는 정직하게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모습이나 기찻길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모습은 거의 천사와 다를 바 없다. 어떻게 어린 아이들이 이토록 현명할 수 있는지 정말 감탄하게 된다. 물론 소설이니까 가장 이상적인 모습을 그려낸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어쩐지 정말 그 시대에 이런 멋진 아이들이 살았을 것만 같다.
세 아이를 키우면서 <초원의 집>처럼, <기찻길의 아이들>처럼 완벽하게 훌륭한 부모의 모습은 아니지만 서툴고 부족해도 늘 사랑하고 노력한다는 걸 우리 아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이 책을 읽고나니 좀더 아이들을 이해하고 사랑해줘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보비, 피터, 필리스 삼 남매의 착한 마음과 지혜, 용기가 합쳐져 결국에는 행복하게 잘 살게 되었다는 결말이 가장 기쁘고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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