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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생각 돌이켜 행복하라
오이겐 드레버만 지음, 김태정 옮김 / 토네이도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독일 라디오 프로그램 <발언의 자유>에서 청취자들이 상담해온 사례를 묶은 책이다.
어찌보면 세상에 고민 없는 사람 없고, 행복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 인생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 중에 우리가 누려야 할 행복을 막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 책은 행복을 위한 조언서가 아니라고 말한다. 저자는 상담을 통해 조언이나 충고를 하는 것이 아니라 조언을 구하는 당사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면서 자기 내면에 잠들어 있는 답을 깨우려고 돕는다고 한다.
오이겐 드레버만. 내게는 낯선 이름이지만 독일을 비롯한 전 유럽이 가장 존경하는 영적 지도자이자 심리 상담가라고 한다.
"한 생각 돌이켜 행복하라!"
"행복은 스스로 구하는 자에게 찾아온다."
행복은 물질처럼 얻어지는 것이 아닌 것 같다. 한 번 얻었다고 해서 줄곧 내 것이라고 말할 수 없고 사람마다 추구하는 행복이 다른 것 같다. 행복의 본질을 논하자면 철학적 사색으로 빠질 수 있고, 오히려 행복 자체가 아닌 행복을 위한 조건에 연연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책 속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고민이 있다. 어린 시절에 저지른 잘못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리는 사람, 현재 병든 몸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 배우자와의 어긋난 관계로 괴로운 사람, 어른이 될 때까지 꽁꽁 숨겨왔던 아버지에 대한 미움으로 현실이 힘든 사람 등등
각자 현실에서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인지 진심을 털어놓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누군가에게 말한다는 건 그 문제에 대해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는 시작점인 것 같다. 그 누군가는 들어줄 뿐이다. 이 책에서도 상담 형식이 아닌 많은 사람들의 고민을 풀어서 이야기하다보니 읽는 동안 마치 대화를 나누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남의 인생, 남의 고민이란 생각보다는 우리 인생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면 모든 이야기를 통해 나를 돌아보는 기회가 되는 것 같다.
"사람에게는 언어라는 소통의 주요 도구가 있습니다. 그 도구를 사용하여 누군가에게 자신의 감정과 의사를 전달하지요. 이런 이유에서언어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만드는 도구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말이 자꾸 어긋난다면 관계가 어긋날 테고 즐겁게 대화할 수 있다면 관계 역시 흥미로워질 겁니다. 만일 가족과 친구 사이 같은 친밀한 관계에서 서로의 의사를 원활하게 주고받을 수 없다면 어떨까요? 원래 의도와 생각은 밑바닥에 가라앉고 주장만 수면 위에 둥둥 더 서로를 괴롭힐 것입니다.
한 남성은 아내가 사사건건 사과받기를 원하는 것 같아 괴롭습니다. 자신이 잘못했을 때나 아내에게 상처를 주었을 때 사과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아내는 남편이 어찌할 수 없는 일까지도 사과하기를 바랍니다. 예컨대 일이 많아서 퇴근이 늦어진다거나 아내와 다르게 생각한다는 것만으로 말입니다. 남성은 이런 아내와 대화하기가 너무 힘듭니다. ...... 현재 갈등은 남성과 아내가 반복해오던 패러독스의 하나일 겁니다. 한쪽이 비난하면 다른 한쪽이 비난으로 대응하는 상황을 반복해왔지요. 아내의 비난 뒤에는 그동안 표현하지 못했던 간절한 바람이 담겨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 상대의 바람을 해결해주는 것이 바로 자신의 소망을 이루는 것이니까요. ...... 대화의 목적은 옳고 그름을 따지는 데 있지 않습니다.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공유해보세요. 풍요한 대화가 친밀한 관계를 만듭니다." (167p - 170p)
책을 읽으면서 문득 고민의 주인공이 직접 출현하여 자신의 고민을 말하는 TV 프로그램이 생각났다. 고민의 주인공과 그 고민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 같이 나와서 각자의 의견을 말하는 것이다. 공개된 장소에서 고민을 이야기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만 고민 내용을 들어보면 정말 심각한 경우가 종종 있다. 중요한 건 고민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은 심각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럴 수도 있지. 그게 뭐 대단한 일인가. 고민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보니 갈등이 해결되지 않은 것이다. 갈등의 해결을 위해서는 누가 옳고 그름을 따지기 보다는 서로가 상대의 마음을 바라보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고민의 주인공과 원인 제공자가 서로 솔직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해준다. 고민의 주인공이 얼마나 괴롭고 힘들었는지를 이야기하고 많은 사람들이 들어주며 공감하는 것만으로도 고민의 무게가 한결 가벼워지는 것 같다. 기쁨은 나누면 두 배, 고통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처럼 소통은 중요하다. 진심으로 마음을 나누는 일, 그것이 행복을 위한 노력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