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도시를 만들고 사람을 이어주다 - 부부 건축가가 들려주는 집과 도시의 숨겨진 이야기들
임형남.노은주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임형남 + 노은주

건축가 부부가 쓴 책이란다.

부부일심동체를 염두에 둔 것일까. 누구의 글인지 따로 적어놓지 않았다고는 해도 그냥 한 사람의 글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건축에 대한 전문적인 내용은 하나도 없다. 그저 차 한 잔 마시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이다.

집, 도시를 만들고 사람을 이어주다?

일반인들에게 건축이란 분야는 왠지 어렵고 멀게 느껴진다. 만약 잘 알지도 못하는 건축가들을 나열하면서 그들이 설계한 건축물에 대해 설명했다면 고개를 돌려버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상의 소소한 일들 혹은 영화, 시사, 경제 등 다양한 주제 속에서 건축을 살포시 곁들이다보니 어느새 건축이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현대건축, 건축과 문화, 건축과 인간, 건축으로 본 도시는 결국 우리의 일상이며 삶이다.

"건축은 사회를 담는다"는 말이 있다.

집이, 건물이, 일을 하거나 삶을 영위하는 공간이 궁극적으로 사람을 담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위해 만들어진 공간에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며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이렇게 세월의 두께와 그 속에 녹아든 이야기가 켜켜이 쌓인 집은 도시를 만든다.

그 도시 속에는 수많은 사연과 사람들의 관계가 함께 숨 쉬고 있다. - 임형주, 노은주

책을 읽다가 지금은 사라진 극장이나 만화방 그리고 정독 도서관을 떠올리니 저절로 추억에 잠기게 된다. 공간에 세월이 녹아든다는 말이 무엇인지 저절로 알게 될만큼 나이가 들었다는 게 신기하다. 도시개발이니, 환경정비 운운하며 무조건 오래된 건물을 없애버릴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가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을 유지했으면 좋겠다. 쉽게 짓고 부수는 소모적인 공간은 삭막한 것 같다. 사람과 사람의 이야기가 켜켜이 쌓인 공간,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꿈꾸는 집이 아닐까 싶다.

한평생을 살면서 자신이 원하는 집을 짓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천편일률적인 집의 형태가 아니라 개성이 담긴 집을 가질 수 있다면 이웃과 소통할 수 있도록 울타리를 없애고 싶다. 공원 속에 자리잡은 집처럼 자연과 어우러진 공간을 만들고 싶다.

문득 부부 건축가의 집이 궁금하다. 그들의 건축 이야기처럼 편안하고 아늑한 느낌일 것 같다. 건축구조의 세 가지 본질이라는 견고함과 유용성, 그리고 아름다움을 모두 갖추지 못했다해도 그 안에 따뜻한 사람만 있다면 건축의 완성이 아닐까. 한 권의 책 덕분에 건축이 주는 재미를 마음껏 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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