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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위를 걷는 느낌 ㅣ 창비청소년문학 59
김윤영 지음 / 창비 / 2014년 2월
평점 :
달 위를 걷는 느낌은 어떤 것일까?
세상에 달 위를 걸어 본 사람이 많지는 않다보니 달 위를 걷는 느낌은 상상으로만 가능할 것 같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한 번쯤 아이가 살아가게 될 미래를 꿈꿔본 적이 있을 것이다. 달 뿐만 아니라 우주 어느 곳이든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멋진 미래라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현재 지구의 모습이라면 밝은 미래만을 꿈꾸기는 힘들 것 같다.
불과 얼마 전으로 기억했던 후쿠시마의 원전 사고가 일어난지 벌써 3년이 지났다. 가까운 일본에서 벌어진 원전 사고였기 때문에 그 충격은 더 컸던 것 같다.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경각심을 넘어 치명적인 공포를 느꼈었다. 방사능 누출로 인한 피해는 사고 직후보다 장기적 피해가 훨씬 심각하다보니 3년의 시간이 흘렀어도 여전히 심각한 문제인 것 같다.
주인공 루나의 아빠는 핵융합 과학자다. 우주 비행사로 뽑혀서 달 위를 걸어본 사람이다. 사랑하는 딸을 위해 달 착륙 기념 영상을 찍어둘 정도로 딸사랑이 지극하다. 그런 아빠가 갑작스런 사고로 삼 년째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의 아빠는 루나를 웃게 하려고 콧속에 젤리빈을 넣을 수도 없고, 잠 못드는 루나를 위해 몇 천 마리의 양을 세어주지도 못한다. 도대체 아빠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루나는 특별한 아이다. 천재적인 두뇌를 가졌지만 일상적인 인간 관계는 너무나 서툴어서 일반학교를 다닐 수 없다. 그래서 특수학교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원하는 말과 행동이 무엇인지를 배우고 있다. 루나는 아빠가 깨어나길 기다리며 매일 병실을 찾는다. 어느날 발신불명의 메시지를 받고 그 속의 암호를 풀기 위해 친구와 주변의 도움을 받게 된다. 달의 여신에서 이름을 딴 루나가 정말 외로운 달처럼 살다가 의문의 암호를 풀기 위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과정은 마치 달 위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처럼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어떤 모습이든지 우리는 피할 수 없다. 우리의 미래는 어쩌면 달 위를 걷는 느낌처럼 막연하고 먼 혹은 전혀 상상하기 힘든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결코 먼 미래가 아니란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암울한 미래......<달 위를 걷는 느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놓치 말아야 할 희망에 대해 말하고 있다. 아빠와 루나처럼 말이다.
화려한 줄거리의 SF소설은 아니지만 조용한 달빛처럼 은은하게 스며드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