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남겨진 비밀 마스터피스 시리즈 (사파리) 7
케이티 윌리엄스 지음, 정회성 옮김 / 사파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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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억울한 죽음으로 시작된 이야기.
주인공은 열일곱 살 여고생 페이지다. 어느날 낙하실험을 위해 학교 옥상에 올라갔다가 발을 헛딛는 바람에 죽고 말았다. 분명 사고였다. 그런데 친구들은 페이지가 자살했다고 떠들어댄다. 반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떨어졌으니 오해할 만 하다. 하지만 페이지는 절대로 죽을 생각을 한 적이 없다. 그 억울한 심정때문이었을까. 페이지의 영혼은 학교 주변을 떠돌게 된다. 가장 친한 단짝이었던 우샤는 페이지의 자살로 큰 충격을 받는다.
옥상에서 떨어진 여고생의 죽음을 놓고 자살로 단정짓는 사람들과 진실을 밝히고 싶은 죽은 영혼의 이야기가 너무도 안타깝다.
페이지의 영혼은 하늘나라로 가지 않는 대신 자신이 죽은 학교 옥상과 지하실 등 학교 안에서만 머물게 된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페이지보다 먼저 죽은 부룩과 에반이 함께 있다는 것뿐이다. 원인이 무엇이든지간에 죽음은 영원한 이별이다. 페이지의 영혼은 친구들을 볼 수는 있지만 아무것도 함께 나눌 수 없다. 자신의 비밀남자친구였던 루카스가 얼마나 비열한지도, 자신을 몰래 좋아했던 웨스가 얼마나 근사한지도 알게 됐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내게 남겨진 비밀>은 대단한 반전이나 미스터리는 없다. 그러나 죽은 페이지가 자신의 죽음에 대해 진실을 밝히려고 애쓰는 모습이나 몰랐던 진실을 알게 되는 모습을 통해서 죽음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죽음에 대해 초연한 사람이 과연 있을까. 더군다나 아직 자신의 꿈을 펼쳐보지도 못한 십대 소녀라면 자신의 죽음이 얼마나 억울하고 괴로울까.
아주 오래 전 학교에서 자살했던 에반은 자신이 선택한 죽음에 대해 페이지와 이런 대화를 나눈다.
"내가 그날의 일을 후회하는지 물어봐 줘."
"글쎄, 굳이 묻지 않아도 알 것 같은데?"
"그래도 물어봐, 제발 부탁이야. 내 입으로 직접 말해 보고 싶어."
"좋아. 그 일을 후회하니?"
"응. 날마다 후회했어. 앞으로도 평생 하루도 빼놓지 않고 후회할 거야." (310p)
에반의 심정이 이러한데 페이지는 오죽할까 싶다.
그러나 이 소설은 페이지의 억울한 죽음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페이지의 영혼이 말하는 이야기에 귀기울이다보면 느끼게 될 것이다. 지금 살아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 일인지. 왜 하필 페이지에게 그런 일이 벌어진 것인지 속상한 마음이 더 컸지만 우샤가 페이지를 위한 벽화를 완성한 순간 조금은 알 것 같다. 그 누구도 죽음 앞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지만 그렇다고 죽음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후회없이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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