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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명상 카툰
배종훈 글.그림 / 담앤북스 / 2014년 3월
평점 :
예전에 명상에 관한 책을 본 적이 있다.
복잡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방법으로 명상이 도움이 될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명상 자체가 부담이 된 탓인지 명상다운 명상은 못했던 것 같다.
사실 그 뒤로도 명상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명상을 하고 싶었던 본질을 잊고 있었던 것 같다.
마음 비우기.
<행복한 명상 카툰>은 편안하다. 카툰이라 메시지 전달이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여운을 남기는 것 같다.
"스님, 요즘은 무엇을 생각하시는지요?"
"자네는 일주문에서 여기까지 무슨 생각하며 왔는가?"
"오르는 길이 힘들어 아무 생각도 못했습니다."
"허허허. 나도 사는데 신경쓰느라 아무 생각도 없다네." (15p)
명상이란 거창한 것이 아닌 것 같다. 길을 걷다가 문득 스치는 바람에 떠오르는 생각도 명상이 될 수 있고,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며 한바탕 웃는 것도 명상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아니면 스님처럼 아무 생각없는 것조차 명상이 되는 것 같다.
삶이 수행이고 화두라는 것. 수행 따로 생활 따로가 아니듯 명상에 집착하지 말고 주어진 삶을 사는 것.
마음을 비우는 것이 어렵다고 해서 그것에 얽매일 필요는 없는 것.
고통도 번뇌도 없는 삶이란 없으니까.
종교를 떠나서 이 책을 통해 마음 한 켠이 편안해진다면 참 좋은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방법이든 자신에게 알맞은 방법으로 마음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면 충분하니까. 어쩌면 중요한 건 방법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스스로에게 허락하는 것? 누구때문에 무엇때문에 우리가 불행한 건 줄 알았는데, 반대로 누구때문에 무엇때문에 행복한 것은 잠깐의 감정으로 사라지는 것 같다. 그렇다면 불행 역시 언젠가는 사라지는 감정일 수도.
한 때 명상에 집착했던 사람인지라 마음 다스리는 일도 뭔가에 의지하려 했던 것 같다.
정말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자신에게 먼저 물어봐야 한다. 한 사람의 인생이 본인 의지로 시작되지는 않지만 기왕 살게 된 삶이라면 그 시간만큼은 온전히 내 것으로 누릴 수 있어야 되지 않을까.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내 것인데 무엇때문에 핑계를 대고 미루고 있는지......
서너 살 어린아이도 일방적인 명령은 싫어한다. 무엇이든 제 스스로 하고 싶어한다. 그런데 어른이 되어서 제 삶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사는 건 왜일까?
매순간 '나'로 살기 위해서는 항상 '나'로 깨어있어야 한다. 그동안 잠시 잊고 있었다면 지금부터 잊지 말아야지.
오늘 그리고 나.
웃으면서 책을 덮을 수 있어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