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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를 위하여 - 여자가 알아야 할 남자 이야기
김형경 지음 / 창비 / 2013년 11월
평점 :
남자와 여자는 평행선을 가는 게 아닐까.
누군가는 사랑하는 여자와 남자는 서로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했던가. 사랑이 뭐길래?
사랑이 서로를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곳을 보는 것이라면 도대체 언제 서로를 봐야 되는 것인지 궁금하다. 첫눈에 반할 때?
여자와 남자는 사랑때문에 서로를 바라보면서도 결국 결혼이라는 현실에서는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동반자라는 것이 평행선의 논리가 아닌가 싶다.
풋풋한 이십대가 아니면서 굳이 이 책을 선택한 것은 남자에 대해 알고 싶어서가 아니다. 다만 작가가 말하는 남자 이야기가 궁금했을 뿐이다.
우리사회는 대부분의 활동주체가 남성이라는 편견이 아직도 남아있는 것 같다. 그래서 어떤 직업을 말할 때도 굳이 여성이란 수식어를 붙여야만 그 주체가 여성이란 것을 인정해주는 것 같다. 세상이 바뀌었다고는 해도 오랜 세월 동안 쌓여온 인간의 심리가 단번에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여성작가로 산다는 건 그리 녹록하지 않은 일인 것 같다. 글을 쓰는 여성에 대한 편견일 수도 있고, 사회가 주는 굴레일 수도 있다. 상대적으로 그녀가 바라보는 세상이 알고 싶다.
과연 여자가 알아야 할 남자의 심리는 무엇일까?
사실 그 어떤 심리서적보다 주변의 경험담이 더 설득력있게 여겨지는 것을 보면, 평범한 우리를 설득하는 것은 비슷한 누군가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남자들의 이야기가 모두 실제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같은 정신분석학적인 견해라든가 외국작가의 책을 인용한다든가 할지라도 실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다양한 장르 속에 등장하는 남자의 모습을 통해 심리를 들여다보는 과정이 더 흥미로운 것 같다. 남자를 바라볼 때 좀더 객관적으로 관찰하며 탐구하는 자세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좋은 것 같다. 그동안은 여자와 남자의 차이를 막연히 다르니까 더 깊이 따지지 말자는 식으로 덮어왔다면 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조금씩 끄집어내고 살펴보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상대방에게 실망하는 건 대체로 내마음과 다르다는 이질감 때문일 것이다. 더군다나 여자와 남자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면 사랑, 연애, 결혼, 이별 등등 서로 어긋나는 부분이 중요할 것이다. 다르다는 이유로 어긋나는 것이라면 무엇이 다르고, 그 다르다는 차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좋은 것일까.
그냥 원래 모습 그대로, 다르다는 사실만 아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다른지 안다면 그걸로 된 것이 아닐까.
어쩌면 이 책은 여자가 아닌 남자를 위한 공감과 위로를 주기 위한 남자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그들도 모르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아픈 상처를 다독이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남자를 위하여, 그리고 그 남자를 바라보는 여자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