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심리학 - 나도 몰랐던 또 다른 나와의 만남
아네테 쉐퍼 지음, 장혜경 옮김 / 북하우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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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물건을 갖고 있는지 말하면

네가 어떤 사람인지 말해줄게."

사물이 알려주는 심리학이란 어떤 것일까?

1940년대와 1950년대에 여러 학자들이 소유 물건과 그 물건 주인에 대해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연구했다고 한다. 1970년대 말에는 러셀 벨크가 소위 형사의 방법을 개발했다고 한다. 1980년대와 1990년대 미국 심리학자 제프리 버로스는 중립적인 관찰자가 소유물을 근거로 내린 판단이 물건 주인의 자기 평가와 얼마나 일치하는가를 조사했다고 한다. 결과는 놀랍게도 관찰자가 물건을 통해 평가한 주인의 인성이 실제 주인의 자기 평가와 거의 일치했다고 한다. 사물은 이렇듯 매력적인 언어로 우리의 정체성을 드러내준다.

본격적으로 사물의 심리학을 연구한 전문가로는 심리학자 샘 고슬링을 들 수 있다. 그의 전문 분야는 스누폴로지(snoopology)이다. 이 단어는 그가 직접 만든 개념으로 "염탐하다"라는 뜻이다. 고슬링은 사물이 전달하는 메시지의 종류를 3가지로 분류한다. 첫번째는 "나는 이것이다." - 우리의 물건이 우리의 정체성을 표현한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나는 이렇게 느낀다 혹은 느끼고 싶다." - 자신의 감정을 특정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도구로 이용한다는 것이다. 세번째는 "나는 이것을 한다." - 활동은 흔적을 남기는 법이다. 따라서 사람은 누구나 원하던 원하지 않던 물질세계에 흔적을 남기고 그 흔적을 읽을 줄 안다면 그 주인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누군가의 심리를 파악하고 싶다면 대부분 그 사람의 말이나 표정, 행동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하지만 그 외에도 한 사람의 심리를 파악할 수 있는 요소는 여러가지가 있다. 바로 이 책에서는 사물의 심리학을 이야기한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만큼이나 애착을 가진 물건의 분실이 정서적으로 얼마나 큰 충격을 주는지는 경험해 본 사람만이 공감할 것이다. 아기들이 집착하는 담요나 인형처럼 어른이 된 이후에도 사람들은 특정 물건에 자아를 투영하거나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의식하지 못했던 일이라 조금 당황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그러한 사실을 깨닫는 순간, 사물의 심리학은 자신의 또다른 면을 발견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는 평상시에 주변을 관찰하거나 누군가를 보면서 수많은 정보를 얻는다. 하지만 정작 자신을 돌아보는 일에는 소홀할 때가 많은 것 같다. 자신의 집이나 사무실을 어떻게 꾸미고 어떤 물건에 집착하느냐는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현재의 심리상태를 표출하는 수단인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사물이 주는 물질적 의미의 긍정적인 면만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소유에 기반한 삶은 행동이나 존재를 중점에 둔 삶보다 훨씬 자유롭지 못하다." -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

우리 삶에서 떼어놓을 수 없을 것 같은 사물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오히려 마지막에는 자발적인 작별을 하라고 조언한다. 우리 자신을 드러내주는 사물에 대해 지나친 집착을 하는 순간 추억이라는 과거는 남겠지만 나 자신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은 사라지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에서 끌어안고 있는 수많은 물건들 때문에 혹시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스스로 점검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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