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동화 빨간 자전거 - 당신을 위한 행복 배달부 TV동화 빨간 자전거 1
김동화 원작, KBS.쏘울크리에이티브.KBS미디어 기획 / 비룡소 / 2013년 8월
평점 :
품절


집배원 아저씨의 빨간 자전거가 지나는 풍경을 떠올려봅니다. 이제는 집배원 아저씨가 추억의 인물처럼 느껴집니다. 그건 아마도 예전과 같은 정겨운 편지가 오가는 일이 드물어진 까닭일 겁니다. 정말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바뀌는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길거리에서나 전철, 버스 안에서도 사람들 손에는 핸드폰이 들려져 있습니다. 실시간으로 소식을 전할 수 있고, 화상통화가 가능한 세상이니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편지를 쓸 일도, 그 사람의 편지를 한없이 기다릴 일도 없어진 것 같습니다. 빠름, 빠름을 강조하는 세상답게 궁금하면 언제든지 전화할 수 있고, 만날 수 있으니까 그리움이나 기다림이 낯선 세상이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거리마다 많이 보이던 빨간 우체통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집집마다 우편함에는 고지서나 광고전단지만 가득합니다. 문득 마음을 전하는 편지가 그리워집니다.

<TV동화 빨간 자전거>를 책으로 만났습니다.

평범하지만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는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습니다. 이제는 추억 같은 이야기도 있고, 가슴 아픈 이야기도 있습니다. 또 슬그머니 미소지어지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렇게 집배원 아저씨와 편지가 아름다운 이야기로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빨간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집배원 아저씨는 단순히 우편물을 전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수많은 편지를 전하면서 마음까지 나누는 가족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건 집배원 아저씨가 자신의 일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마을 사람들을 정말 가족처럼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멀리 사는 가족보다 곁에 있는 이웃 사촌이 더 가까운 건가 봅니다. 물론 이웃 사촌도 과거의 일이 된 것 같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우리도 얼마든지 이웃 간의 정을 나누며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골 인심>편에 나오는 이야기를 보면서 달라진 세상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야화리 안에 두 개의 동네가 있는데 '옛 동'은 외지로 자식을 떠나 보낸 토박이 노인들이 사는 곳이고, '새 동'은 전원생활을 즐기기 위해 시골로 내려온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입니다. 그런데 새 동 사람들은 집배원 아저씨가 인사를 해도 모른 척 하고, 심한 경우는 집배원 아저씨가 지나가면 피해버리기까지 합니다. 옛 동 사람들과는 거리를 두고 지내는 새 동 사람들이 참 야박하기만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새 동에 사는 빨간 벽돌집 아줌마의 자동차가 진흙 웅덩이에 빠져 곤란한 상황에 처합니다. 그걸 집배원 아저씨가 보고 옛 동 어르신들과 함께 도움을 주게 됩니다. 새 동 아줌마는 고마운 마음에 얼른 지갑을 꺼내들지만 마을 어르신들은 안 받겠다고 하시고, 그러다가 서로의 얼굴에 진흙이 묻은 걸 보며 한바탕 웃음바다가 됩니다. 함께 웃을 수 있는 그 순간 서로의 마음이 열립니다. 매사에 돈으로 해결하고, 자기만의 전원생활을 누리려던 이기적인 새 동 사람도 시골 인심이 무엇인지 느끼게 됩니다. 그건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소중한 마음의 정입니다. 마치 빨간 자전거가 전해주고 싶은 그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TV동화를 글로 옮겨 놓은 것이라 이야기가 그리 길지는 않습니다. 짧은 이야기들이지만 마음의 여운이 남습니다. 빨간 자전거를 타고 가는 집배원 아저씨의 시선처럼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며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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