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눈물
SBS스페셜 제작팀 지음 / 프롬북스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읽으면서 눈물이 났다.

그동안 너무나 몰랐다는 자책의 눈물.

더 늦기 전에 알게 되었다는 안도의 눈물.

이미 상처받고 아파했을 아이들을 떠올리며 흐르는 눈물.

<학교의 눈물>2013SBS스페셜 신년특집 3부작 다큐멘터리로 방영되었던 내용을 책으로 출간한 것이다. 10개월이라는 시간 동안에 제작진이 접했던 학교폭력에 관한 이야기와 치유를 위한 프로젝트, TV에서 다 보여주지 못했던 숨겨진 이야기까지 담고 있다. 만약 TV로 보지 못했던 사람이라면 꼭 책으로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학교폭력.

내 아이는 예외일 거라고 믿는, 딴 세상 이야기.

하지만 실상은 내 아이가 피해자일 수도, 가해자일 수도 있다는 충격적인 진실.

어른들은 모르고 있었다. 아니, 그냥 모르는 척 외면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뉴스를 통해 듣던 학교폭력으로 인한 자살 사건을 더 이상 묵과해선 안 된다는 취지로 기획된 것이 SBS스페셜 <학교의 눈물>이다. 이 프로그램 덕분이었는지 올해 학교마다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방안이 나오고, 학생과 부모들에게 설문을 하는 등의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부모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고 있었다.

아이가 커갈수록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다. 부모들은 아이가 학교생활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 하면서도 단순히 공부를 잘하고 있느냐는 질문으로 모든 궁금증을 풀려고 한다. 하지만 아이들이 말하고 싶은 것은 따로 있다. 학업 이외에도 외모나 친구 문제 등 고민이 많아지는 청소년기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부모의 잔소리가 아니라 부모의 경청이다.

대부분의 부모가 착각하는 것이 아이가 말하지 않으면 아무 일 없이 잘 지낸다고 생각한다. 평소에 내 아이들과 얼마나 많은 대화를 하고 있는가? 혹시 일방적인 잔소리를 대화라고 착각하는 것은 아닌가? 부모는 아이들에게 사랑한다는 마음을 얼마나 표현하는가? 혹시 아이들은 부모의 사랑을 공부처럼 머리로만 알고 있지 않을까?

자살로 인해 사랑하는 자녀를 잃은 부모들은 말한다. 내 아이가 그토록 힘들어 하는지 몰랐다는 죄책감에 더 괴롭다고. 왜 부모는 몰랐을까? 왜 아이는 부모에게 말하지 못했을까?

학교폭력은 세계 어디서나 일어난다고 한다. 또래 아이들이 생활하는 학교에서는 다르다는 것이 놀림의 이유가 되고, 학교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친구를 괴롭히면서도 그것이 잘못이라고 느끼지 못하는 건 공감과 배려를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들이 자신이 당한 대로 다른 친구들을 괴롭히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캐나다의 프랭크 엘가 교수는 국가 간 아동문제의 차이점을 연구해온 학자다. 그는 학교폭력이 수많은 사회적 환경 중에서 소득불평등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예민한 청소년기에 부자 애들과 가난한 애들이 서로 어울리기가 힘든 것은 부모들이 만든 계층 간의 위화감 때문이다. 소득불평등이 낮은 스웨덴이나 덴마크에서는 누가 부잣집 애인지 잘 모르고 직업의 귀천도 적어서 그로 인한 따돌림도 적은 편이다. 반면 미국은 풍요로운 나라지만 소득불평등이 심하고 학교폭력이 스웨덴보다는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한국은 연구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평균치를 추측해보면 소득불평등 수치가 캐나다와 비슷하다. 이러한 연구 데이터는 학교폭력이 단순히 학교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해준다. 학교폭력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소득불평등의 사회구조를 인식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소득불평등을 줄이기 위해 어떤 정책을 펴고 있는가? 부모들은 입시를 위한 사교육만큼 인성교육을 얼마나 신경 쓰고 있는 가? 입시경쟁으로 내모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학교폭력의 또 다른 이유는 아닌지. 아름다운 꿈을 꿔야 할 10대 아이들이 더 이상 학교폭력에 아파하지 않도록 어른들이 나서야 한다. 내 아이가 소중하듯 다른 아이도 소중하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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