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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걸 : 홈커밍데이 ㅣ 고스트 걸 2
토냐 헐리 지음, 이강표 옮김 / 문학수첩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10대 소녀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책이다. 읽다보니 이 책이 후속편이라는 걸 알게 됐다. 곰돌이 젤리를 먹다가 어이없는 죽음을 맞이한 샬럿이 저세상에서 경험하는 일들이 굉장히 특이하다. 도대체 이 곳은 천국일까, 지옥일까? 샬럿과 그 친구들이 하는 일은 전화를 받는 일이다. 실제 전화는 아니지만 방식은 콜센터와 동일하다. 방황하는 10대 청소년들의 머릿속에서 마음의 대화를 나누는 일이다. 죽은 아이들이 자기 또래의 살아있는 아이들과 은밀히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현실 세계에는 샬럿의 친구였던 스칼렛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스칼렛의 친언니 페튤라가 갑작스럽게 혼수 상태에 빠지면서 스칼렛은 죽은 샬럿을 만나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스칼렛과 스칼렛의 남자친구 데이먼 그리고 페튤라의 삼각관계, 데이먼을 좋아했던 샬럿.
스칼렛이 죽지 않은 상태에서 죽은 아이들이 있는 세상으로 간 부분은 아마도 이전 이야기에 그 비밀이 있는 것 같다. 고스트걸이 된 샬럿과 샬럿을 만나게 된 스칼렛을 보면서 10대 소녀들의 미묘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죽음 이후의 세상이 어떤 모습일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현실과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샬럿처럼 우리 역시 죽어서도 외롭고 갈등하는 존재가 아닐까 싶다.
어릴 때는 어른들이 우리를 이해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어른이 되고보니 이제는 그 시절이 너무도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십대를 이해 못하는 어른이 되었다는 사실이 왠지 서글프다. 그 마음이 그대로일 줄 알았는데 세월의 힘은 피할 수 없는 것 같다. 스칼렛과 샬럿을 보면서 딸아이를 떠올리게 된다. 어리게만 보이는 딸의 마음 속에도 분명 나름의 고민이 있을 것이다. 다른 건 몰라도, 곁에 마음을 나눌 사람이 없다고 느끼게 하고 싶지는 않다. 십대가 되면 주로 친구들이 그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런 친구조차 없다면 얼마나 막막할까. 마음을 나눌 사람이 없다면 어느 곳에 있든 외롭다는 것.
<고스트걸>에는 친구의 존재가 무진장 중요하게 다가온다. 어떤 친구가 진실한 친구일까? 그건 어른이 되어서도 판단하기 어려운 것 같다. 사람의 진심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직 어리고 미숙하지만 고난을 통해 조금씩 성장하는 과정이 바로 어른이 된다는 의미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