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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드를 위한 심리상담
로버트 드 보드 지음, 고연수 옮김 / 교양인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두꺼비 토드가 주인공이다. 뜬금없이 두꺼비가 등장한다는 게 왠지 어색하다. 아이들 책이라면 모를까. 그러나 심리상담을 위한 책이기에 오히려 두꺼비라는 존재가 독자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어쩌면 '나'라는 기존의 모습들을 잠시 접어두고 진정한 '나'를 탐구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 같다.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케네스 그레이엄의 우화 소설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줄거리를 아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 1908년 발표된 작품으로 지금도 사랑받는 철학 동화라고 한다. 책 말머리에 그 줄거리가 나온다. 두꺼비 토드는 부유하지만 우쭐대기 좋아하는 캐릭터다. 문제는 멋진 자동차에 홀려서 위험천만한 거리의 질주를 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로 인해 감옥에 갇혔다가 우여곡절 끝에 탈출하고 다시 위기를 겪는 등 파란만장한 모험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바로 그 두꺼비 토드가 이 책에서는 우울증 겪고 있다. 친구들은 토드를 걱정하고 심리상담을 권유한다. 토드는 걱정하는 친구들 때문에 심리상담가 헤런 박사를 찾아간다.
과연 심리상담은 어떻게 되었을까? 한 번도 심리상담가를 만나 본 적은 없지만 그냥 추측해보면 굉장한 위로와 조언을 해줄 것 같다. 그런데 헤런 박사는 어설픈 위로따위는 하지 않는다. 오히려 토드에게 토드 스스로 책임져야 된다고 냉정히 이야기한다. 친구들을 위해서가 아닌 토드 자신을 위해서 상담을 받으라는 뜻이다.
사람마다 경우는 다르겠지만 각자의 환경 속에서 타인을 의식하며 살아간다. 처음에는 자신을 낳아주신 부모님 그리고 친구들, 점점 많은 사람들이 바라보는 '나'를 의식하게 된다. 중요한 건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나'와 나 스스로 생각하는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일치하느냐가 아닐까 싶다.
헤런 박사는 끊임없이 토드 자신에 대해 질문한다. 유명인이 아니고서는 자신에게 이런 다양한 질문을 할 일이 있을까 싶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해 얼마만큼 알고 있을까?
한 사람을 이해하려면 어린 시절을 살펴봐야 한다. 그 부분에 대해 헤런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모두는 각기 인생의 초기 경험을 근거로 삼아 제각기 다른 세계를 봅니다.
...... 삶의 초기 경험들로 만들어진 감정과 정서라는 내면의 심리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인생의 최초 몇 년은 아주 영향력이 강해서 그들 각자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데 초석이 됩니다. 달리 표현한다면, 외부 세계가 나의 내면 세계를 결정합니다.
그 때 형성된 인생에 대한 태도가 이후 우리의 행동과 행복에 영향을 끼칩니다. 우리는 거기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우리가 변화하려고 결심하지 않는 한."
토드는 처음에 걱정하는 친구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헤런 박사를 찾아갔지만 그 덕분에 자신의 불행과 행복의 열쇠를 찾게 된다. 100년 넘게 사랑받는 철학 동화 속 주인공 토드가 심리상담가 헤런 박사를 만난다는 설정이 신선하고 마음에 든다.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지혜는 변하지 않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