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주얼 베이컨시 2
조앤 K. 롤링 지음, 김선형 옮김 / 문학수첩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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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을 읽으면서 착잡했다.

영국의 시골 마을 패그포드라는 공간은 실존하지 않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너무나 현실적이다. 작은 마을이라 서로의 사정을 잘 알 것 같지만 그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 진실은 아니다. 지리적인 거리가 마음의 거리와 비례하지는 않다는 걸 여실히 보여준다. 패그포드는 온갖 갈등과 반목을 모아놓은 장소 같다.

처음에는 크리스탈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어린 소녀가 감당하기 힘든 가정 환경을 탓했고 마약중독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엄마를 탓했다. 그런데 한 소녀의 비극은 결국 한 가정이 겪어온 불행의 대물림이었고 누구의 탓으로 돌릴 문제가 아니란 걸 알게 됐다.

문제는 그 불행의 고리를 끊어줄 수 있을 거라고 믿었던 한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이다. 지역 의원 배리 페어브라더의 죽음. 전혀 예기치 않은 죽음으로 인해 그가 계획했던 모든 일들이 수포로 돌아가고 조용했던 패그포드가 들썩이게 된다. 누구든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인생이지만 한 사람의 죽음이 남긴 영향은 상상 이상인 것 같다. 마치 그 죽음이 신호탄이 된 것처럼 다양한 문제들이 터져나온다.

이렇게 책을 읽으면서 힘들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요즘은 뉴스에서도 우울하고 섬뜩한 소식들이 많다. <캐주얼 베이컨시>는 그런 뉴스들을 모아놓은 것 같다. 모르는 척 외면하고 싶은데 그게 마음대로 안 된다. 패그포드뿐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곳에서도 충분히 벌어질만한 일들이기 때문이다. 교사와 학생, 부모와 자녀, 세대 간의 갈등이 없는 곳이 과연 이 세상에 있을까?

해리포터를 통해 마법 같은 세상을 보여준 조앤 K. 롤링이 이 소설을 통해서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보여준다. 예상을 뒤엎는 이야기라서, 어쩌면 해리포터를 사랑했던 독자가 원하는 이야기가 아니라서 더 색다른 소설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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