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맛있다! 뒹굴며 읽는 책 37
로알드 달 지음, 퀜틴 블레이크 그림, 박진아 옮김 / 다산기획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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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맛있다고?

아니, 내가 보기엔 배배 꼬인 이야기 같은데......

로알드 달은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쓴 바로 그 작가다. 그만큼 기대하고 책을 펼친 순간 뜨악하고 말았다. 굳이 맨 뒤에 작가 자신에 대한 소개글을 적지 않았어도 그는 어린시절 엄청난 개구쟁이, 말썽꾸러기 였음을 여실히 느끼게 하는 이야기다.

로알드 달이 열네 살이었을 때 영어 작문에 관한 선생님의 평가는 다음과 같다.

"본 교사는 자기가 말하려 하는 것에 대해 정반대로 이렇게 집요하게 쓰는 학생을 본 적이 없습니다. 이 학생은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쓸 능력이 없는 듯합니다."

분명 그는 이야기를 비틀고 뒤집는, 뛰어난 능력을 지녔다. 그건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할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 이상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학교에서 평가하는 작문 능력이 반드시 작가적 소양과 연관되는 것은 아닌가보다. 어찌됐든 평범하고 지극히 일반적인 기준으로 볼 때 그의 이야기는 다소 거북할 수도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토끼와 거북이>라는 이야기 속에 야비한 쥐를 등장시켜서 교활한 장사꾼의 사기에 넘어가지 말라는 교훈을 해준다. 너무 적나라하게 현실적 조언을 해주는 것이 과연 아이들에게 적합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아름답고 멋진 이야기만을 들려주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인데 로알드 달의 경우라면 이렇듯 홀딱 깨는 이야기를 잘도 들려준다. 처음에는 뭔가 거북했는데 묘하게도 꼬는 재미가 있는 것 같다. 원래 반듯하게 가는 것보다 삐뚤빼뚤 가는 것이 지루하진 않으니까.

좀 의외인 것은 로알드 달이 실제 자신의 삶에서는 매우 엄격하게 하루 시간표를 지켰다는 점이다. 그는 글을 쓸 때, 항상 연필을 사용했고 종이와 연필은 한 종류만을 사용했다고 한다. 이야기만큼이나 일상의 모습도 자유분방할 것 같았는데 규칙적이었다니 신기하다. 어쩌면 요술램프를 문질러야만 요정 지니가 나타나듯이 그가 정한 일상의 규칙도 마법의 주문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평소에 읽던 동화와는 전혀 다른, 로알드 달의 톡톡 튀는 이야기가 아이들에게도 신선한 자극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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