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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둘뿐이다 ㅣ 놀 청소년문학 11
마이클 콜먼 지음, 유영 옮김 / 놀(다산북스) / 201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청소년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왕따 현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우리 둘뿐이다>를 읽으면서 부모 입장이 아닌 아이들의 시각으로 바라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만약 절박한 상황에서 나를 괴롭히던 사람과 둘뿐이라면? 우선 끔찍할 것 같다. 왜 내게 이런 시련이 닥쳤을까, 라는 생각과 함께 절망스러울 것이다. 어쩌면 자포자기 심정으로 그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들은 현명하다.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심리묘사가 매우 돋보이는 작품이라 몰입해서 읽었던 것 같다. 아이들의 심리를 이해하면서 만약 그 아이들의 부모라면 어땠을까, 라는 상상을 하게 된다.
대니는 전형적인 영재, 모범생이다. 혼자 사색을 즐기고 복잡한 수학적 사고를 하며 자신의 노트를 쓰는 것이 취미다. 평범한 아이들과 확연히 비교되다보니 '괴짜' 소리를 듣고 왕따가 된다. 대니의 아버지는 아들의 뛰어난 능력보다는 사교적이지 못한 부분만을 걱정한다. 그래서 원하지도 않는 캠프에 보낸다. 부모로서 자신의 아이를 제대로 이해해주지 못하는 것은 아이를 불행하게 만드는 길이다. 어쩌면 대니는 자신을 괴롭히는 아이들보다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버지에게 더 섭섭했을 것 같다. 그나마 우울한 캠프에서 로니를 만난 것을 행운이라고 해야겠다. 로니와의 짧은 대화가 결정적인 도움이 되었으니까. 로니에 대해 자세한 내용은 없지만 대니의 개성을 알아봐주고 인정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토저는 대니를 괴롭히는 아이들 중 한 명이다. 캠프에 갔다가 동굴 속에 갇히기 전까지는 말이다. 만약 대니와 짝이 되지 않았다면 바보같이 헤헤 거리는 실없는 덩치라고 여겼을 것이다. 아무도 그 속내를 알기 전까지는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힘만 세고 둔해서 전혀 상처받지 않을 것 같은데 실은 마음이 여리다는 걸 누가 알까. 토저와 같은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남들보다 느리지만 끝까지 해낼 수 있다는 용기와 자신감이다. 토저의 속마음을 알게 된 것은 놀라운 반전이다. 자기 표현이 서툰 아이라서 속마음을 제대로 알기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대니를 괴롭히는 못된 아이라고 오해했던 것이다. 보이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란 걸, 어른들도 알아야 될 것 같다. 특히 액셀만 선생처럼 독선적인 사람은 왕따를 시키는 아이들보다도 더 나쁘다.
그렉과 플릭은 겉보기엔 평범하지만 가장 얄미운 아이들이다. 대니를 괴롭히면서 토저 역시 놀리며 친구라고 여기지 않는다. 그냥 겉으로 보기엔 토저와 친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자기들과 다르면 친구라고 여기질 않는다. 대니는 너무 똑똑해서, 토저는 너무 둔해서 싫어한다. 그냥 평범한 아이들의 모습이라 더 충격적이다. 어른들조차 이 아이들의 잘못을 알아차리지 못하니 누가 이 아이들을 말릴 수 있겠는가. 참 안타깝다. 청소년들에게 왕따란 나만 아니면 누구든 상관없는 것 같다. 괴롭히면서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 그냥 괴롭히고 싶으니까 괴롭히는 것이다. 이유를 따지자면 또래와 다르기 때문에 괴롭힌다고 볼 수 있다.
다행인 것은 대니와 토저가 현명하게 위기를 벗어났다는 점이다. 두 아이들에게 배워야할 것 같다. 부모로서 액셀만 선생이나 대니의 아버지 같은 실수를 하지 말자고, 대신에 로니처럼 아이들을 대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멋진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