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이 된 뒤로 거의 매일 일기를 쓰는 우리 딸.
처음에는 일기가 학교 숙제라서 억지로 쓰더니 요즘은 좀 달라진 것 같다. 안네의 일기를 읽은 다음부터는 자신의 일기장에게도 '비나'라는 이름도 붙여줬다. 매일 비나에게 할 말이 많은 모양이다. 밤늦게 일기 쓴다고 한참 뭔가를 적고 있는 모습을 보면 벌써 저렇게 컸나 싶어서 신기하다. 어리게만 보이던 우리 딸이 점점 성장하고 있다는 걸 조금씩 실감하는 중이다.
이 책의 주인공 아멜리아가 왠지 우리 딸을 보는 것 같아서 웃음이 난다. 우리 딸은 벌써 사춘기가 온 것인지 가끔은 이해 안 될 때가 있는데 아멜리아를 보면서 그 나이 또래의 감성을 엿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어느덧 비밀이 생길 나이가 된 딸과 그 딸을 이해하고 싶은 엄마를 위한 책이 아닐까 싶다.
아멜리아는 낯선 도시로 이사하면서 가장 친한 단짝 친구 나디아와 헤어져서 슬프다. 엄마는 아멜리아를 위해서 노트 한 권을 주신다. 바로 이 책이 아멜리아의 비밀 노트인 일기장이다. 이 안에는 아멜리아의 시시콜콜한 일상과 은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아멜리아가 직접 그림까지 그려서 아기자기한 설명까지 해놓았다. 비밀 노트니까 당연히 아무에게도 안 보여주는데 특별히 이 책을 읽는 친구들에게만 공개한 것이다. 남의 일기장을 몰래 보는 재미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아멜리아의 일기장은 보면 볼수록 우리 딸의 일기장과 비슷하다.
학교 숙제가 아닌 나만의 일기장을 처음 쓰는 친구들이라면 아멜리아의 일기를 보면서 동질감을 느낄 것 같다. 멀리 이사오는 바람에 친한 친구와 헤어지고 새로운 학교에서 친구를 사귀어야 하는 아멜리아에게는 학교생활이 낯설다. 하지만 비밀 노트 덕분에 새로운 환경을 관찰하면서 조금씩 적응해간다.
아멜리아의 비밀 노트를 읽는 친구들은 아멜리아와 함께 일기 쓰는 즐거움과 재미있는 이야기에 푹 빠질 것이다. 아마도 아멜리아처럼 나만의 비밀 노트를 만들지 않을까 싶다. 어른들에게는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며 우리 아이들의 생각과 마음을 이해하는 기회가 될 것 같다. 내게도 처음 나만의 일기장을 엄마가 선물로 주셨던 기억이 있다. 그때문에 우리 딸에게도 똑같이 일기장을 선물했는데 역시나 좋아한다. 이 책을 읽으며 무척 재미있어하는 딸을 보니 아멜리아라는 멋진 새 친구를 소개해 준 것 같아서 흐믓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