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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레빌라 연애소동
미우라 시온 지음, 김주영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고구레? 고구려?
늘 그렇듯이 책을 읽기 전에 책 제목을 보면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들이 연상이 되어 잠시 상상의 나래를 펴게 된다. 이 책은 일본 작가 미우라 시온의 소설이다. '고구레'는 빌라 주인할아버지의 이름이다. 허름하고 낡은 2층 목조주택을 가리켜 주인 이름을 따서 '고구레 빌라'라고 부른 것이다. 뭔가 제목부터 독특하다 싶었는데 역시 잔잔하면서도 흥미롭다.
저녁 무렵 아파트를 올려다보면 층층마다 켜진 불빛이 보인다. 위아래로 살면서도 누가 어떻게 사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만약 그들이 사는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이 책과 같은 소설이 나오지 않을까?
고구레 빌라에는 주인할아버지 이외에 세 명의 세입자가 있다. 102호는 여대생 미쓰코, 201호는 회사원 간자키, 203호는 '사에키 플라워숍'에서 일하는 마유가 그들이다. 마유에게는 현재 아키오라는 애인이 있는데 갑자기 3년 전 사라졌던 옛애인 나미키가 등장하면서 묘한 삼각관계가 된다. 여대생 미쓰코는 자유롭게 여러 남자와 연애를 즐기고 그 모습을 윗층 남자 간자키가 구멍을 통해 엿본다. 주인할아버지 고구레는 원래 집이 있지만 부인과 떨어져서 현재 빌라에서 혼자 지낸다. 그의 소망은 죽기 전에 섹스를 하고 싶다는 것.
그리고 이 빌라에 살지는 않지만 고구레 빌라를 지나칠 때마다 앞마당에 있는 개를 보면서 늘 깨끗하게 목욕시켜주고 싶어하는 애견 미용사 미네가 있다. 미네는 우연히 전철역 기둥에서 이상한 돌기가 자라는 걸 발견하는데 자신처럼 그 돌기를 본 마에다라는 남자를 만난다. 정말 희한하게도 마에다의 개 이름이 미네다.
마유가 일하는 '사에키 플라워숍'에는 단골손님이 있다. 늘 화요일에 하얀 장미꽃 5송이를 사가는 니지코.
사에키는 마유가 일하는 꽃가게 여사장님인데 요즘 기분 나쁘고 이상한 일이 있다. 자신의 꽃가게 바로 옆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남편이 타주는 커피에 흙탕물 맛이 난다는 거다. 그런데 단골손님 니지코가 갑자기 흙탕물 맛이 나는 커피에 대한 진실을 말해준다.
인간이 지닌 다양한 본능 중에서 사랑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아름답고 멋진 사랑보다는 뭔가 안타깝고 엇갈린듯한 그들의 사랑 혹은 연애 이야기가 은근히 재미있다. 나이, 성별, 상황은 모두 다르지만 각각의 이야기는 우리 삶에서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깨닫게 해준다. 사랑하라! 후회없이 사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