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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동시집 차령이 뽀뽀 - 국영문판 ㅣ 바우솔 동시집 1
고은 지음, 이억배 그림, 안선재(안토니 수사) 옮김 / 바우솔 / 2011년 12월
평점 :
고은 시인의 동시집이에요. 고은 시인은 노벨문학상 후보이자 우리 민족을 노래하는 한국 대표시인 중 한 분이지요.
"얼어붙은 달 그림자 물결 위에 자고 한겨울의 거센 파도 모으는 작은 섬 생각하라 저 등대를 지키는 사람의 거룩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마음을 ~ ♩♪" 제가 좋아하는 '등대지기'는 고은 시인의 시(詩)에 곡을 붙인 것이죠. 과연 훌륭한 시인의 동시는 어떨까요? 궁금한 마음에 얼른 펼쳐보니 딸에 대한 사랑이 듬뿍 담긴 동시들로 가득하네요. 딸 차령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커가는 과정을 한 순간이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시로 적어낸 아빠의 사랑이 느껴져요. 아빠가 시인이라 차령이는 참 좋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요즘 젊은 아빠들은 자녀들에게 사랑 표현을 잘 하는 편이지만 예전의 한국 아빠들을 떠올리면 무뚝뚝해서 사랑 표현도 잘 못하잖아요. 그런데 시인 아빠는 아름다운 말로 딸사랑을 시로 표현했으니 얼마나 좋았겠어요? 실제 차령이는 어른이 되었겠지만 이 동시를 읽는 많은 어린이들은 또 다른 차령이가 되어 엄마, 아빠의 사랑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 고은 동시집의 특징은 국영문판이 함께 실려 있다는 점일 거예요. 우리말의 맛을 살린 동시도 읽으면서 한편으론 영어로 번역된 동시로 영어 공부도 할 수 있으니 여러모로 좋은 것 같아요. 어쩌면 세계의 어린이들을 만나기 위해 영어로 번역했는지도 모르겠네요. 만약 그렇다면 세계의 어린이들에게도 고은 시인의 마음이 잘 전해질 거라고 믿어요. 다른 시들도 아름답지만 특히 동시는 아이들의 마음을 담아낸 것이라 그런지 읽으면 읽을수록 맑고 순수해지는 느낌이에요. 왜 아이들에게 동시를 읽어줘야 하는지 이 책을 보면 알 수 있어요.
새 발자국
눈 위에
새 발자국
너 혼자구나
한 줄 더 기다랗게
만들어 줄게
나란히 가는 길
만들어 줄게
소복히 흰 눈이 쌓인 산길에 새 발자국을 보면서 혼자라 외로울 것 같으니 한 줄 더 만들어준다는 그 마음이 참 예쁘네요. 우리 아이들도 저마다 예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겠지요? 어쩌면 그 예쁜 마음이 동시를 읽으면서 더 반짝반짝 빛나지 않을까요?
이 책은 아름다운 동시와 함께 예쁜 그림이 있어요. 소리내어 동시를 읽다보면 귀가 즐거워지고 예쁜 그림을 보면서 눈이 즐거워지네요. 무엇보다도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동시 덕분에 행복한 시간이었네요. 곁에 두고 자주 읽어주고 싶은 동시집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