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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철부지 아빠 - 제9회 푸른문학상 동화집 ㅣ 미래의 고전 26
하은유 외 지음 / 푸른책들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제9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 부분에 응모된 367편 중 수상작 9편을 모은 동화집이며, 여덟 작가의 데뷔작이란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각 동화마다 작가의 개성이 느껴져서 읽는 재미가 있다.
<환승입니다!>는 유환승이라는 아이가 나온다. '환승입니다'는 환승이의 별명이다. 회사를 그만 둔 아빠가 친구에게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해서 엄마와 싸우고 가출했다가 버스에서 들리는 '환승입니다' 덕분에 집에 무사히 돌아오는 이야기다. 그런 아빠의 이름은 영구다. 아무리 슬프고 괴로워도 이름처럼 웃을 수 있는 바보 영구 아빠는 아들 환승이의 이름처럼 다시 또 환승하겠다고 말한다. 아빠 영구씨와 아들 환승이의 이야기가 코믹하면서도 마음이 짠해진다. 어깨가 축 쳐진 대한민국 아빠들에게, "아빠, 힘내세요!"라고 응원해주는 것 같다.
<내 얼룩이>의 주인공 동우. 어른들은 코시안 아이라고 부르고, 아이들은 깜씨라고 부른다. 다문화 가정의 아이라서 겪는 어려움이 동네 떠돌이 개 '얼룩이'의 처지와 겹쳐진다. 우연히 철조망에 목이 낀 개를 동우가 구해준 뒤로 졸졸 따라다녀서 '얼룩이'라는 이름까지 붙여준다. 동우에게 얼룩이는 유일한 친구다. 겁 많던 얼룩이가 동우를 괴롭히는 석철이에게 사납게 짖어대는 것을 보고 석철이는 동우에게 얼룩이를 향해 돌을 던지면 같이 놀아주겠다고 말한다. 정말 석철이처럼 잔인한 아이가 있을까. 속상하면서도 마음이 아프다. 외모가 다르다는 이유로 친구를 놀리고 주인없는 개라고 함부로 괴롭히는 아이들의 삐뚤어진 마음이 무섭다. 고민하던 동우는 얼룩이를 향해 돌을 던진다. 피하길 바라면서. 하지만 얼룩이는 그 돌에 머리를 맞고 쓰러진다. 그제서야 동우는 깨닫는다. 얼룩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아이들 동화치고는 제법 묵직한 내용이지만 요즘 아이들이 꼭 읽어봐야 할 동화다.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줄 아는 마음이야말로 미래를 짊어질 우리 아이들이 가져야 할 마음일 것이다. 어쩌면 석철이란 아이도 어른들이 하는 말이나 행동을 보고 따라했는지도 모른다. 나쁜 아이 뒤에는 나쁜 어른이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부모로서 아이들을 올바르게 교육시켜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마법을 부르는 마술>과 <너, 그 얘기 들었니?>는 학교에서 친구들 간에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다루고 있어서 쉽게 공감할 수 있다. 너무 이기적이거나 경쟁심이 지나친 아이들을 보면 걱정이 된다. 정말 중요한 것은 사람 간의 관계라는 걸 잊지 말아야 될 것 같다.
<공짜 뷔페>와 <나의 철부지 아빠>는 결손 가정의 아이들 이야기다. 엄마가 가출했거나 돌아가셔서 마음의 상처가 있는 아이들의 마음이 잘 표현되어 있다. 순수하면서도 때론 어른들보다 사려 깊은 아이들의 모습에 괜시리 코끝이 시큰해지는 이야기다.
<오늘은>은 입양 가정의 이야기다. 입양이라는 것이 예전처럼 숨기고 감춰야 할 비밀이 아니라지만 입양된 아이들의 속마음은 어떨까. 입양된 남동생을 맞이하는 누나의 심정이 솔직담백하다. 엄마가 남동생에게 더 잘해주는 것 같아서 은근히 질투하면서도 결국 자신도 입양아라는 사실을 알려주면서 마음을 여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공개입양이 많아진 요즘이다. 이제는 입양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도 좀더 따스하게 바뀔 때인 것 같다.
각각의 동화를 읽다보면 저절로 따스하고 좋은 마음이 되는 것 같다. 아이들의 마음을 넓고 크게 만드는 참 좋은 동화를 만난 것 같아 기쁘고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