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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본 우리 동네
마이컨 콜런 글, 아메렌트스커 코프만 그림, 정신재 옮김 / 진선아이 / 2011년 9월
평점 :
"와, 이런 숨은 재미가 있는 책이구나." 라고 감탄하게 되는 책이다.
하늘을 날고 싶은 건 누구나 어린시절에 한 번쯤 꿈꿔보는 일이다. 책 속 주인공은 작은 소년이지만 멋진 비행기를 가지고 있다. 친구 곰돌이와 함께 비행기를 깨끗히 닦고 기름도 가득채운 뒤에 부릉부릉 비행기를 탄다.
소형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내려다보면 어떤 기분일까? 그리고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드디어 소년과 곰돌이는 하늘을 날며 동네를 내려다본다.
처음에는 화려한 원색의 물감들이 쭉쭉 그어진 듯한 그림이 어질어질한 느낌만 줬는데 천천히 살펴보니 뭔가 보이기 시작한다. 접혀진 종이를 살짝 펼쳐보면 땅 위에 젖소, 돼지, 허수아비, 트랙터를 따로 그려놓았다. 왜? 바로 하늘에서 내려다 본 그림 속에서 찾아보는 것이다. 땅 위에서 보던 젖소를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어떻게 보일까? 소년은 비행기에서 동네 구경을 하며 신이 난다. 친구들이 자전거 타는 모습도 보이고, 사고 때문에 위험해서 들어갈 수 없는 폭죽 공장도 훤히 보인다. 좀더 가니 바다 위에 큰 배, 작은 배, 부표, 그리고 선장 아저씨가 잡고 있는 하얀 밧줄이 보인다. 만약 소년의 설명이 없었다면 하얀 줄이 이쪽저쪽으로 그어진 그림을 보고 무엇이라고 상상했을까?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동네 사람들이 무엇을 하는지 한눈에 보인다. 벼룩시장의 뚱뚱보 딘은 쌍둥이 전화기에 드럼 하나, 고무 뱀 하나 등등 모든 걸 가지고 있지만 소년은 하나도 부럽지가 않다. 왜냐하면 소년에게는 사랑하는 친구 곰돌이가 있으니까.
알록달록 예쁜 동네를 한 바퀴 돌고나니 오렌지색 차가 보인다. 앗, 소년의 아빠가 저녁 식사 시간에 늦지 않으려고 바삐 가고 있다. 소년은 벌써 집 마당까지 날아와서 엄마가 손 흔들어주는 모습을 본다. 이제 땅으로 내려갈 시간.
"비행기를 타는 건 세상에서 제일 멋진 일이에요. 넓은 세상을 한눈에 볼 수 있으니까요."
정말 소년처럼 소형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고 싶어진다.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풍경을 알록달록 화려한 색으로 표현하되, 사람이나 특정 건물이나 물건을 제외하고는 단순한 직선으로 그린 그림이 독특하다. 그림을 처음 볼 때와 천천히 여러 번 볼 때, 그 느낌이 다른다. 그리고 그림 속에 숨겨진 듯한 사람이나 물건을 찾는 재미가 있다. 숨은 그림찾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는 의외의 재미를 주는 것 같다. 뭔가 일부러 숨겨놓은 것이 아니라 하늘에서 내려다 보았기 때문에 달라 보이는 사물의 특성을 알려주는 것이다. 세상은 어디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변하는 신기한 마법 같다. 보면 볼수록 상상력을 자극하는 멋진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