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카드는 그녀에게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권혁준 옮김 / 해냄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영화 <심야의 FM>이 떠오르는 소설이다. 줄거리는 전혀 다르지만 범인이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선택했다는 점이 동일하다. 라디오라는 매체는 익명의 다수에게 이야기 혹은 음악 등 무언가를 들려준다. 가끔 전화 연결을 하여 라디오 DJ와 청취자가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다양한 상품의 광고가 요란스럽게 나온다. 그리고 수많은 청취자들은 듣는다. 라디오가 주는 묘한 매력은 일반인들에게는 즐거움과 위로가 되지만 영화 <심야의 FM>과 이 소설을 보면 그만큼 끔찍하게 변질되어 버린다.

<마지막 카드는 그녀에게> 는 이미 모든 의혹을 풀 수 있는 사람은 그녀임을 알려준다.  주인공은 그녀다. 인질범은 잔혹한 범죄자가 아닌 희생자일뿐이다. 물론 인질이 된 사람이나 그들 가족 입장에서는 똑같이 나쁜 범죄자겠지만. 

반전의 반전, 마지막까지 진실이 무엇인지 짐작하기 힘든 것은 그녀의 비밀때문이다.

이 소설은 가장 가까운 사람, 사랑하는 사람의 비밀이 치명적인 독이 된다.

베를린 라디오 방송국에서 인질극이 벌어진다. 인질범은 라디오 DJ와 PD, 방송국 체험을 온 일반인까지 모두 7명을 인질로 잡고 캐시 콜 게임을 벌인다. 캐시 콜이란 원래 101.5 라디오 프로그램의 이벤트인데 무작위로 전화하여 받는 사람이 정해진 구호를 외치면 상금을 주는 것이다. 인질범은 동일한 방식으로 전화를 받는 사람이 “101.5 방송을 듣고 있어요. 이제 인질 1명을 풀어주세요!”라는 구호를 외치지 않으면 인질 1명을 총살하겠다고 협박한다.

인질범은 왜 이런 일을 벌였을까?

‘이라 자민’은 범죄심리 전문가다. 인질범과 협상을 하기 위해 투입된다. 그런데 그녀는 방금 전까지 자살을 준비 중이었다. 마지막으로 레몬 향이 섞인 콜라 라이트를 사러 갔다가 현장에 끌려온 것이다. 인질범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캐시 콜 게임으로 인질들이 죽는다. 이라는 어쩔 수 없이 인질범과의 협상을 시작한다. 그러다 우연히 자신의 딸 키티가 라디오 스튜디오 안에 숨어있다는 걸 알게 된다.

인질범의 요구는 ‘돈’이 아니라 자신의 약혼녀 레오니를 찾아 달라는 것이다. 그런데 조사결과 레오니는 이미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처음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미쳐버린 남자의 인질극인 줄 알았다. 그러나 뭔가 심상치 않은 음모가 서서히 드러난다. 인질범이 된 남자는 ‘얀 마이’라는 정신과 의사다. 약혼녀 레오니에게 프로포즈를 하려던 날, 그녀에게서 걸려온 전화는 심한 잡음으로 ‘죽었다’라는 말과 ‘다른 사람들의 말은 믿지 말라’는 말만 겨우 들리고 끊긴다. 곧이어 찾아 온 경찰관은 얀에게 레오니가 사고로 이미 죽었다고 알려준다. 레오니가 죽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에 조사를 하던 중, 진료상 성추행이라는 누명을 쓰고 의사자격증을 박탈당한다. 도대체 왜 그에게 이런 불행한 일들이 생긴 것일까?

음모!

얀은 보이지 않는 누군가의 음모를 밝혀내고, 자신의 약혼녀 레오니를 찾기 위해서 인질극을 벌인 것이다. 협상에 나선 이라는 인질범 얀이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사실에 놀란다. 이라의 딸 사라는 얼마 전 자살했고 그 충격으로 이라는 알코올중독에 거의 폐인이 되어 자살을 계획 중이었다. 얀과 이라는 둘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충격과 슬픔이 있다. 

과연 인질극은 어떻게 끝이 날까?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소설이다. 비밀과 음모, 그리고 사랑이 얽힌 안타까운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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