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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궁금해 미치겠다 - 지구상에서 가장 무모한 남자의 9가지 기발한 인생 실험
A. J. 제이콥스 지음, 이수정 옮김 / 살림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A .J . 제이콥스
이 책을 읽고 나면 이 사람이 더욱 궁금해질 것이다.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인생 실험에 도전하는 무모한 남자 이야기다. 그의 말처럼 인생이 워낙 평탄했기 때문에 이 정도의 무모한 도전의식조차 없으면 정말 심심한 인생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조금 심심하고 지루하다고 해서 자신의 인생을 실험한다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
제이콥스의 9가지 실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온라인에서 아름다운 여성인 척하기
2. 모든 것을 아웃소싱하기
3. 획기적인 정직 실천하기
4. 스타로 살아보기
5. 일상에서 모든 편견과 오류 몰아내기
6. 누드모델 되기
7. 조지 워싱턴의 원칙대로 살기
8.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하기
9. 한 달 동안 아내로 살기
이 중에서 절대로 하기 힘든 걸 고르라면 단연코 '획기적인 정직 실천'이다. 자신의 생각을 전혀 거리낌없이 그대로 내뱉는다는 건 정직이 아닌 엄청난 실례다. '획기적인 정직'의 창시자, 브래드 블랜튼이라는 사람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나 국세청을 상대로는 거짓말을 하고, 또 골프 칠 때나 포커 칠 때도 거짓말을 한다고 정직하게 말한다. 그럼 그렇지, 거짓말을 절대로 안 할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존재한다면 그는 절대로 말을 안 하는 사람일 것이다. 거짓 없는 삶을 꿈 꿀 수는 있어도 현실에선 힘들 것 같다. 100% 정직은 100% 불가능하니까. 물론 어느 순간에는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 좋을 때가 있다. 결론적으로 80% 또는 90% 정직은 시도해 볼만하다. 솔직함이 아름다울 수 있으려면 순수한 마음을 지녀야 가능할 것 같다. 나의 솔직함이 상대에게는 매우 불편한 진실이거나 이기적인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차라리 입을 다무는 것이 좋겠다.
그 다음으로 조금 힘들긴 하겠지만 도전해보고 싶은 건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하기 - 오디세우스 작전'이다.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매우 자연스러운 일상이다. 그 때문에 늘 정신없고 바쁜 건지도 모르겠다.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집중력이 필요하다. 오디세우스 작전이란 오디세우스가 세이렌들의 유혹적인 노랫소리가 들릴 때 바다에 뛰어들지 못하도록 선원들에게 명령해 자기 몸을 돛대에 묶게 했다는 얘기처럼 실제로 의자에 자신을 묶고 일을 했기 때문에 붙여진 작전명이다. 가히 도를 닦는 수준이다. 원래 집중력 증진을 위해 제일 좋은 방법은 '명상'이다. 어렵지만 한 번 시도해보면 뭔가 삶의 변화를 가져올 멋진 실험이다.
제이콥스가 했던 실험 중에서 아내에게 가장 큰 호응을 얻은 '한 달 동안 아내로 살기'는 아마도 많은 아내들이 좋아할 만한 실험일 것이다. 아내의 말처럼 하필이면 2월에 실험을 해서(2월은 28일까지 있으니까) 3일 정도 손해를 봤지만 이 실험을 통해서 부부 간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한다. 왜 아니겠는가. 순종적인 남편, 아내를 인정해주고 전적으로 지지하는 남편을 어떤 아내가 마다하겠는가.
제이콥스의 무모하지만 흥미로운 인생 실험을 보면서 인생을 즐겁게 사는 방법은 "도전"이란 생각이 든다. 너무 엉뚱하고 황당한 실험이 아니더라도 우리 일상에는 다양한 도전이 가능하니까. 재미있는 인생은 "이렇게 살면 어떨까?"라는 작은 호기심이 시작인 것 같다.
정말이지 나를 궁금해 미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