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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트리 : 마법의 빨간 의자 - 한국아동문학인협회 어린이책예술센터 우수 추천 도서 선정 ㅣ 아무도 못 말리는 책읽기 시리즈 4
안제이 말레슈카 지음, 이지원 옮김, 이고르 모르스키.이고르 모르스키 그림 / 책빛 / 2011년 7월
평점 :
번쩍, 우르릉 쾅쾅
번개가 치는 하늘을 보면 실제가 아닌 환상 같다. 희한하게 어릴 때도 번개를 무섭다기 보다는 멋진 불꽃놀이처럼 바라봤던 것 같다.
<매직 트리 마법의 빨간 의자>의 첫 페이지를 열면 참나무에 번개가 떨어지는 그림이 나온다. 원래 이 참나무는 보통 나무가 아닌 신기한 힘을 지닌 마법의 참나무다. 번개를 맞고 나무가 쩍 갈라지면서 쓰러진 참나무를 사람들이 가공하여 여러 가지 물건을 만든다. 마법의 빨간 의자도 그 중 하나다. 정말 신기한 것은 마법의 빨간 의자 자체가 요술램프의 지니처럼 의자에 앉은 사람의 소원을 들어준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전통적으로 번개 맞은 대추나무를 굉장히 귀하게 여겼다고 하는데 혹시 이런 마법을 지닌 것은 아닐까. 누구나 이 책을 읽으면 마법의 빨간 의자를 갖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진짜로 마법의 빨간 의자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은 따로 있다.
쿠키는 9살 소년이다. 필립 형과 토시아 누나 그리고 사랑하는 부모님과 함께 산다. 클래식 연주가인 부모님이 직장을 잃으면서 마릴라 이모에게 돈을 꾸려고 한다. 하지만 구두쇠에다 성격까지 고약한 마릴라 이모는 도울 생각이 전혀 없다. 마침 마법의 빨간 의자에 앉아서 쿠키 부모에게 퀸 빅토리아 호 연주단에 들어가고 아이들은 자신에게 맡기라고 말하자 쿠키 부모는 뭔가에 홀린 사람처럼 시키는 대로 한다.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은 마릴라 이모 집에서 살게 된다. 그런데 너무 재미난 부분은 이 나이든 마릴라 이모를 아이들이 자기들보다 어린 일곱 살 소녀로 만든 것이다. 마법의 빨간 의자와 일곱 살의 이모를 데리고 떠나는 흥미진진한 여행 속에 예기치 못한 위험이 있었으니, 바로 막스다. 시장에서 우연히 만난 막스라는 아저씨는 마법의 빨간 의자가 놀라운 힘을 지녔다는 걸 알고 아이들을 쫓아온다.
문득 나라면 마법의 빨간 의자에 앉아서 무슨 소원을 빌까라는 상상을 해본다. 쿠키네 가족처럼 세계 여행도 하고 싶고 멋진 집도 갖고 싶다. 집이 통째로 날아서 세계 여러 나라를 다닌다면 얼마나 신나고 재미있을까?
못되게만 굴던 마릴라 이모가 일곱 살 소녀로 변한 뒤에 얼마나 행복해 하는지를 보면서 행복은 어른이 되어도 마음만은 아이 같이 사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커다란 저택에서 맛있는 음식을 잔뜩 차려놔도 먹을 사람이 자기 혼자뿐이라면 진수성찬도 소용없을 것 같다.
마법의 빨간 의자는 요술램프 요정 지니와는 달리 스스로 소원을 들어줄 사람을 찾는 것 같다. 욕심쟁이 막스가 마지막에 말한 소원도 결국은 모든 것을 제자리로 되돌리는 역할을 한다. 아이들처럼 순수한 마음이 아니면 그 어떤 마법도 불가능한 것 같다.
이 책은 동심과 무한한 상상력이 어우러져 마법처럼 책 속에 빠져들게 만든다. 영화로도 제작되었다고 하니 아이와 함께 기회가 되면 꼭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