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결혼과 섹스는 충돌할까 - 현대 성생활의 기원과 위험한 진실
크리스토퍼 라이언 & 카실다 제타 지음, 김해식 옮김 / 행복포럼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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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과 '섹스'는 매우 흥미로운 주제다.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을 뒤엎는 인류의 성문제를 이야기한다. 현대 성생활의 기원에 대해서 다윈이 이런 주장을 했던가? 인류학자들이 바라본 영장류는 인간의 본성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증거인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이 책은 무엇이 옳고 그름을 따지기 보다는 현대인들이 상식으로 여기는 결혼과 섹스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어찌보면 우리가 옳다고 믿는 것들은 문화적 학습의 결과가 아닌가 싶다. 가장 보편적인 현상을 진실이라고 믿는 것 자체가 오류인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말하는 표준적 담화를 보면, 인류에게 결혼 제도는 필연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섹스에 대한 입장도 여성과 남성은 다르다고 단정짓는다. 현대인들에게 결혼은 일부일처제를 기본으로 한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여성과 남성의 섹스를 설명하는 것은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많이 들어본 얘기다. 일반인뿐 아니라 진화심리학자들도 '사랑'과 '섹스'를 동일한 용어로 생각한다. '성교'와 '짝짓기'도 마찬가지다. 이와 같은 용어 정의의 실패가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며 성적 본능에 관한 우리의 생각을 문화적 편견으로 이끈다고 설명한다.

가장 인상적인 내용은 성에 관해 자유로운 부족일수록 왜곡된 성문제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결혼이란 제도가 없어도, 성윤리를 굳이 규정하지 않아도 별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성문제에 관해 자유롭지 못하다. 결혼을 벗어난 섹스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일으킨다. 문득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이란 문장이 떠오른다. 사회적으로 허용된 결혼 제도 안에서 이혼율은 왜 급증하는 것일까? 인간의 성적 욕망을 가로막는 온갖 제도와 규율은 어디까지가 합리적인 것일까?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성에 관한 진실과 인간 본능은 일치하는가?

이 책은 인간의 성생활을 진화심리학, 인류학, 생물학 등을 통해 다양한 학문적 접근을 하고 있다. 성문제에 관한 기존의 상식 혹은 지식을 아무런 의구심없이 받아들이기보다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아직도 무한한 변수를 지닌 것 같다. 자유의지를 지닌 인간도 문화라는 굴레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사회적 편견과 억압을 무시하지 못한다. 중요한 건 그것이 무엇이든 우리를 심리적으로 억압할수록 문제를 일으킨다는 사실이다.

왜 결혼과 섹스는 충돌할까? 인간의 본능에 충실하면서 인간으로서의 예의를 지킨다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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