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사는 집 - 소박한 건축가의 집과 인생에 관한 놀라운 성찰
사라 수산카 지음, 이민주 옮김 / 예담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세상에서 가장 좋은 집은 어떤 집일까? 

가끔 언론에 공개되는 연예인들의 궁궐같이 호화로운 저택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앞선다. 하지만 그 넓고 멋진 집에 혼자 살아야 한다면 그리 부러운 마음이 들지는 않는다. 비록 넓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하는 나의 집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집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바로 '마음이 사는 집'이 아닐까?

이 책은 건축가인 저자가 수많은 집들을 리모델링하면서 얻은 삶의 깨달음을 기록한 글이다. 원래 제목은 '그리 크지 않은 삶(THE NOT SO BIG LIFE)이다. 책 표지에 적힌 '행복과 휴식은 당신이 살고 있는 집에 있다!'라는 한 문장이 이 책의 주제를 잘 표현하고 있다. 저자는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큰 집에 대한 집착이 오히려 우리의 행복을 방해한다고 말한다. 큰 집은 더 많은 물건을 채우고 싶은 욕망을 만들고 그러기 위해 더 많이, 더 바쁘게 일하도록 만든다. 더 크고 바쁘고 화려한 삶이 과연 행복한 삶일까? 무소유의 경지까지 이를 수는 없겠지만 '그리 크지 않은 삶'이 어떻게 우리를 행복으로 이끄는지 건축가의 시선으로 설명해준다. 그녀 역시 예전에는 정신없이 일에 빠져 사는 사람이었다. 파트너와 함께 차린 건축회사는 날로 번창했고 늘 일에 쫓겨 살았다. 너무 바빠서 스트레스를 받긴 해도 모든 일이 순조롭게 굴러가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의뢰인을 통해 깨달았다. 기한을 맞추기 위해서 며칠 밤샘을 하고 의뢰인을 찾아갔더니 그는 이렇게 말했다.

"여기서 뭘 하는 거죠? 오늘은 그 도면이 필요하지 않아요. 거울이나 한번 보세요. 너무 끔찍해요. 다시는 이러지 마세요. 건강을 다 걸어버릴 만큼 중요한 것은 없어요. 속도를 위한 속도는 좋지 않아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한 내에 일을 끝마치기 위해 무리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문제는 무리하게 계획을 짜고 마감일을 지키려고 조급해 하는 마음이다. 우리는 가끔 열심히 사는 것과 바쁘게 사는 것을 동일시 하곤 한다.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 왜 하는지도 모를 정도로 몰아치기 식으로 일하면 결국 지쳐 쓰러질 수밖에 없다. 자신이 하는 일이 즐거움과 만족감을 줄 수 없다면 행복 역시 얻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의 삶을 변화시켜야겠다는 결심을 했고 '마음챙김(mindfulness) 명상 센터를 찾아 도움을 받는다. 마음챙김 명상이란 특별한 기술이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 '지금 이 순간'을 의식하고 깨닫는 훈련이다. 명상은 매일 20분 정도, 가능하다면 혼자 조용히 방해받지 않는 공간에서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내려놓는 의식이다. 

저자는 건축가답게 집이라는 공간을 통해서 우리의 마음을 통찰할 수 있도록 이끈다. 집을 리모델링하듯이 우리의 삶은 마음을 어떻게 리모델링하느냐에 따라 변화한다는 걸 보여준다. 우리 삶을 만족스럽지 못하게 하는 조건화된 패턴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명상이 매우 효과적이다. 개인의 성격이나 습관으로 단정지었던 삶의 패턴들이 우리의 행복을 어떤 식으로 방해하고 있었는지 의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삶의 흐름을 제대로 볼 줄 알게 되면 지금부터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데 쓸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인생을 리모델링하려면 자신을 위한 마음의 방을 마련해야 한다. 아무리 멋지고 화려한 집도 마음의 방이 없다면 결코 행복이 찾아올 수 없다. <마음이 사는 집>은 행복을 위한 깨달음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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