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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잉 메시지 - 지구와 인류를 살리려는 동물들의
개와 돼지 외 지음 / 수선재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일본 동북부 대형지진이 발생했다.
이 소식을 처음 뉴스에서 들을 때는 그 심각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점점 화면으로 보여지는 피해 상황을 보면서 가슴이 철렁했다. 바로 이웃나라에서 벌어진 엄청난 자연재해 앞에서 할 말을 잃었다.
<지구와 인류를 살리려는 동물들의 다잉 메시지>는 동물들과의 대화형식으로 된 이야기이며, 그 모든 내용은 실제 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위기를 보여주는 극단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동물들의 집단 죽음에는 인류에게 전하는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그동안 외면했거나 흘러버렸던 뉴스였다면 이제부터는 진지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때다. 지구의 위기는 먼 미래,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우리들의 삶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이다.
첫 장에는 2008년 5월 12일 오전 6시. 중국 쓰촨성 대지진이 발생한 상황을 김대리라는 가상인물을 통해 극화한 내용이 나온다. 이건 김대리가 아닌 바로 우리에게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소름이 돋는다. 이미 얼마 전 일본 대지진을 보면서 느꼈던 섬뜩함이다. 지구의 환경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는 내 문제라는 인식이 부족해서일 것이다. 단순히 환경오염뿐 아니라 인류의 생존이 걸린 위기 상황임을 인식하지 않고서는 희망은 없다. 이 책은 꿀벌, 북극곰, 아마존 밀림, 뱀, 고래, 소와 돼지, 닭, 침팬지가 등장한다. 그들과 인터뷰를 하듯이 이야기를 나눈다. 동물과 식물이 인간처럼 언어로 대화할 수는 없지만 자연과 하나가 되려는 마음을 가지면 그들과 소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자연과 벽을 쌓고 '나만 잘 사면 그만'이라는 이기심과 탐욕이 눈을 멀게 하고 귀를 먹게 했던 것 같다. 이미 토종벌이 집단 폐사했다는 뉴스를 들은 적이 있다. 그 뉴스를 들으면서 먼저 든 생각은 '토종꿀 가격이 엄청 오르겠네.' 정도였다. 그런데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사라진다면 인류는 4년 안에 멸종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꿀벌의 역할이 우리의 식량인 과실수와 곡식의 열매를 맺는 일이기 때문이다. 생태계에서 한 종이 사라지는 불균형은 결국 전 생명체의 위협이 된다는 뜻이다. 인간의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소와 돼지, 닭을 대량으로 사육하면서 광우병, 구제역, 신종 인플루엔자와 같은 질병이 생겨났다는 사실을 우리는 종종 잊고 있다. 또한 현대인들의 필수품인 휴대폰에서 발생되는 전자파가 지구 자기장에 혼란을 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자연 그리고 지구라는 전체를 보지 않고 인류의 이익만을 챙기려다가 생존 자체를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단숨에 읽어가면서 그동안의 무관심과 무지를 반성한다. 지구와 인류를 구하는 일은 슈퍼맨과 같은 영웅이 아닌 우리 모두의 사명인 것이다. 책에서는 "한 명의 위대한 작은 실천"만이 살 길이며 희망이라고 말한다.
일상의 편리함을 포기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쓰레기를 줄이는 것, 차보다는 걸어다니는 등의 작은 일부터 시작해야겠다. 그리고 이 책을 주변에 널리 알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