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틀리
알렉스 플린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얼마 전인가. 어떤 여대생이 키 작은 남자는 루저라고 말해서 이슈가 된 적이 있다. 사실 외모나 키와 같은 외적인 조건을 가지고 사람을 무시하는 태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외모가 뛰어나면 사회적으로 많은 혜택을 받지만 외모가 별로라면 불이익을 당한다. 그러다보니 성형을 해서라도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여자와 남자의 만남도 외적인 조건이 중시되어, 얼마나 출중한 외모를 지녔는지, 경제적인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먼저 따지게 된 것 같다. 아무리 외모지상주의 세상이라지만 모든 사람이 외적인 아름다움에 현혹된 것은 아니다. 진실한 눈으로 내면의 아름다움을 볼 줄 아는 사람들도 있다.

<비스틀리>는 <미녀와 야수>의 현대판 이야기다. 동화로 볼 때는 미처 생각 못했는데 읽다보니 현대 사회의 비뚤어진 면들을 고발하는 것 같아 신선하다.  야수는 원래 왕자였는데 마녀의 저주를 받아 흉칙한 괴물로 변하게 되고, 그 저주를 풀 방법은 진실한 사랑을 만나 그 여인의 키스를 받는 것이다. <비스틀리>의 주인공 카일 킹스버리는 부유한 집안에 잘생긴 남학생이다. 문제는 아름다운 외모와는 달리 못된 성격을 지녔다는 사실이다. 어느 날 마녀처럼 생긴 여자애의 도전적인 태도에 화가 나서 은밀한 복수를 계획한다. 댄스파티에 파트너가 되어달라고 부탁한 뒤에 파티장에서 망신을 주는 것이다. 그런데 마녀처럼 생긴 여자애 켄드라 힐퍼티는 진짜 마녀였고 카일은 댄스파티가 끝난 자정에 야수로 변하는 저주를 받는다. 이미 다 아는 <미녀와 야수> 이야기지만 사립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펼쳐지니  무척 색다른 재미를 준다.

겨우 열여섯 살의 소년이 괴물처럼 비뚤어진 마음을 지녔다는 건 어른들의 책임이 크다. 소년이 아름다운 외모와 돈만 있으면 세상 그 무엇도 두려울 게 없다고 여기는 건 소년의 아버지가 그렇기 때문이다. 자신의 하나뿐인 아들에게조차 숨길 수 없는 이기적이고 탐욕스런 모습은 순수했던 소년의 마음을 괴물로 만들었고 소년은 저주를 받아 진짜 괴물로 변한 것이다. 린다라는 소녀 역시 마약중독자에 형편없는 아버지때문에 고통을 당한다. 어떻게 아버지란 사람이 짐승보다 못한 행동을 할 수 있는지, 이 소설에서 진짜 괴물은 어른들 같다. 어쩌면 마녀의 저주는 소년의 인생에 있어서 저주가 아닌 축복인지도 모르겠다.

잠깐이지만 책을 읽는 동안 <비스틀리>의 매력에 푹 빠졌다.  비록 야수로 변해 괴로워하는 카일을 보는 것이 안타깝긴 했지만 점점 원래의 순수함을 되찾아가는 모습은 흐믓했다. 진실한 사랑, 내면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환상 여행 덕분에 즐거웠다. 기회가 되면 영화로도 꼭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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