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 게바라의 볼리비아 일기
체 게바라 지음, 김홍락 옮김 / 학고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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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는 누구인가?  쿠바 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끈 인물이었다?

겨우 한 줄 정도의 설명으로 그를 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체 게바라의 볼리비아 일기>라는 책이 출간되었을 때 그를 제대로 알 수 있는 기회란 생각을 했다. 체 게바라는 쿠바 혁명을 성공한 뒤, 1966년 볼리비아에서 게릴라 투쟁을 하다가 다음 해인 1967년 정부군에게 붙잡혀 총살당하며 최후를 맞는다. 이 책의 내용은 볼리비아 산악지대에서 반군 지도자로서 게릴라를 이끌던 시기에 쓴 일기다. 주로 게릴라 활동 상황을 상세히 적은 보고서 느낌이 강하지만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체포되기 전날까지 썼다는 것은 이 일기가 체 게바라에게는 특별한 삶의 기록임을 알 수 있다. 체 게바라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그의 일기를 읽다보면 왠지모를 치열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이토록 혁명을 위해 온전히 자신을 바칠 수 있는지 놀라울 뿐이다. 치밀하면서도 꼼꼼하며, 확고한 신념으로 가득찬 사람이 아니고서는 마지막까지 투쟁하지 못했을 것 같다. 그는 대단히 노력하는 리더였으며 혁명가였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체 게바라의 볼리비아 혁명은 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그의 일기를 읽다보면 그의 삶은 성공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원래 혁명은 영웅적인 인물 하나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그래서 운명적인 사건이기 때문에 혁명의 결과로 그의 삶을 평가하지 않는 것이다. 끊임없이 대원들을 격려하며 사기를 높이면서도 중요한 순간에는 단호한 결단을 내리는 지도자의 모습이 바로 그의 삶이다. 만약 그가 평범한 의사의 삶을 살았더라면 몸이 아픈 환자들만을 치료했겠지만 혁명가의 삶을 살았기 때문에 중남미의 곪아터진 사회구조를 개혁할 수 있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그의 이름은 혁명, 개혁이라는 단어와 일맥상통할만큼 상징적인 된 것 같다.

1967년 6월 14일의 일기를 보면 마지막 문장이 다음과 같다.

"......이제 나는 서른아홉 살이 되었다. 게릴라 전사로서 내 미래를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 나이가 되었다. 시간은 어느 누구의 사정도 봐주지 않는다. 지금 현재로서는 아직 '양호한' 상태다. 해발고도 830미터."

바로 이 부분에서 체 게바라의 인간적인 면을 보게 된다. 아무리 열정이 넘치는 혁명가도 자신의 나이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그는 천식으로 심한 고생을 했던 모양이다. 체포될 당시에는 발이 퉁퉁 부어있을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았다고 한다. 비록 육체적으로는 나이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것조차도 불굴의 정신력으로 극복하는 강인함이 느껴진다. 서른아홉 살의 나이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매일을 긴박하게 투쟁하며 살아야 하는 게릴라의 삶이 어찌보면 우리의 삶과 다르지 않다. 포기하지 않는 치열한 열정이야말로 체 게바라가 남긴 가장 의미있는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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