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회적 원자 - 세상만사를 명쾌하게 해명하는 사회 물리학의 세계
마크 뷰캐넌 지음, 김희봉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0년 8월
평점 :
이 세상을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볼 것인가? 이 책이 굉장히 흥미로운 점은 복잡한 사회 현상들에 대하여 물리학적인 접근을 한다는 사실이다. 물리학이라고 하면 어마어마한 우주를 연구한다거나 눈에 보이지 않는 원자의 세계를 위한 학문으로 여겼는데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온갖 현상들을 예측할 수 있는 도구가 된다는 사실이 놀랍고 신기하다. '사회 물리학'이라는 학문은 다소 낯설지만 복잡한 사회 현상을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사회적 원자의 기본은 사람이다. 사람의 행동과 그 심리를 예측해야 그로 인해 벌어지는 사회 현상을 이해할 수 있다. 심각하고 복잡한 문제도 알고 보면 사회적 원자의 상호작용 속에 벌어지는 일정한 패턴의 결과인 것이다. 물리학의 법칙처럼 명쾌하게 모든 걸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인종주의, 민족주의에서 비롯된 집단 행동이나 금융 시장에서 벌어지는 예기치 않은 큰 변이 등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것은 단순하게 인간 행동에 접근한 덕분이다. 현상을 이해하는 방법은 사람이 아닌 패턴을 연구하는 것이다. 사회적 원자가 어떻게 둘 사이에 또는 집단으로 상호 작용하고 어떻게 서로의 행동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지 보는 것이다. 사람은 자유 의지를 지녔고 충분히 자발적인 사고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고 사회화라고 일컫는 획일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집단적인 패턴을 진화를 위한 협력이나 평화를 가져오는 요인으로 볼 수도 있지만 똑같은 현상이 전쟁을 일으키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집단적인 패턴의 에너지가 악용되는 것은 사회 물리학적으로 보면 지극히 원시적인 집단 행동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 원시 부족부터 현대 사회에 이르기까지 집단이 조직화되고 계층을 이루면서 집단적인 패턴을 이루는 것은 자연적인 현상이다. 모든 동물들 중에서 가장 사회화된 것이 인간이었기 때문에 냉혹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다. 사회적 원자의 핵심은 대규모 협력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일 것 같은 사람들의 뇌 속에는 오랜 진화를 거치면서 강한 호혜주의와 협력이 생존방식임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전기와 자기의 힘에 의해서 결합하고 분해되는 원자처럼 사회적 원자 역시 개인이 가진 에너지보다 훨씬 큰 집단적인 패턴에 지배를 받기도 한다. 이렇듯 인간 세상도 물질 세계와 유사한 수학적인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패턴이 정지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한다는 사실이다. 사회적 패턴과 조직화, 형태의 중요성을 알게 되면 우리 세계를 지배하는 힘의 원리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며 미래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아는 만큼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인간의 행동과 사회 현상을 설명하는 많은 학문이 있지만 사회 물리학이야말로 패턴과 법칙을 통해 과학적 통찰을 주는 신선한 학문이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