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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퍼케이션 2 - 하이드라
이우혁 지음 / 해냄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바이퍼케이션>을 읽는 동안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이전에 공포 영화를 못 볼 정도로 비위가 약한 편이 아닌데 이 책은 뭔가 불편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잔인하고 끔찍한 장면을 직접 보는 것도 아니고 그저 글로 묘사된 것뿐인데 무엇이 나를 불쾌하게 만드는 걸까?
헤라 헤이워드 부인 속에 존재하는 헤라클레스는 자신의 두 번째 과업인 하이드라를 처치하기 위해 FBI요원 에이들을 이용한다. 에이들의 목적은 원래 뱀파이어를 잡는 것이었는데 헤라클레스로 인해 보지 말았어야 할 비밀을 보게 된다. 2권에서는 드디어 뱀파이어의 정체가 드러난다. 그러나 뱀파이어 역시 나약한 인간이었고 하이드라에게 조종당한 것이다. 헤라클레스는 하이드라가 누구인지 밝혀내기 위해 에이들과 협상을 한다. 2권은 약간 지리하게 끌려가는 느낌이 든다. 막강한 힘을 지닌 헤라클레스에게 대항할 수 없는 가르시아 반장과 에이들의 답답한 심정과 같을 것이다.
누구나 마음 속에 어둠이 존재한다. 헤라클레스는 교묘하게 에이들의 마음 속 어둠을 자극한다. 마치 헤라클레스가 인간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이 바로 그러한 어둠을 이용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신이나 영웅에게 그다지 매력을 못 느꼈는데 이 소설을 통해 더 부정적인 느낌이 강해진 것 같다. 왠지 인간에게 신과 같은 엄청난 능력이 주어지면 어떻게 파멸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같다.
선량한 인간으로 산다는 건 선택이 아니라 운명이란 생각이 든다. 헤라클레스가 신화 속의 12과업에 매달리듯이 우리는 각자의 운명대로 살아야 하는 역할을 부여받은 것이 아닐까? 인간이 날파리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 섬뜩하게 느껴졌다. 생명의 가치가 그 생명체의 능력과 비례하다면 우리는 신 앞에 한낱 날파리와 다른 게 무엇인가?
사이코패스는 인간혐오로 시작해서 자신을 인간과 별개의 존재로 여기는 인격파탄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단순히 정신이상자라고 하기엔 그들의 무자비한 행동을 설명하기 힘들다. 만약 그들도 뭔가 조종을 당한 것이라면? 그래도 그들을 용서할 수는 없다.
헤라클레스가 정말 싫어서 책을 읽기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