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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마돈나 김영미처럼
김영미 지음 / 비전과리더십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화려한 무대 위의 프리마돈나를 떠올리면 그 인생 또한 화려할 것이라고 상상한다. 그러나 화려해보이는 것은 무대일뿐 인생은 누구에게나 시련과 역경이 있는 것 같다. 소프라노 김영미님의 인생 에세이를 보면서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한민국 엄마의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
올해 한국 나이로 57세인 그녀의 어린 시절을 보면 행운아라는 생각이 든다. 피아니스트가 꿈이었던 어머니 덕분에 형제들 모두가 클래식 음악을 배웠고 특히 그녀는 성악에 특별한 재능을 보였다. 자신의 타고난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가정 환경을 가진 사람은 정말 축복받은 사람 같다. 결국 그녀는 프리마돈나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이탈리아 유학을 떠났다. 유학이 자유롭지 않은 시절에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여학생이 외국 생활을 한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었겠는가? 그녀는 그 시절을 외로움과의 처절한 싸움이었다고 표현한다. 동양인이라고 무시당하면서도 꿋꿋하게 성악 레슨을 받으면서 예술가의 길을 간 것이다. 역시 실력은 숨길 수 없는 것인지 파바로티와 함께 오페라 <사랑의 묘약>으로 멋지게 데뷔한다. 이쯤 되면 그녀의 음악 인생은 순탄할 것 같은데 그 뒤에 우리가 몰랐던 어둔 면들이 있었다. 실력은 뛰어나지만 스폰서가 없다는 이유로 좋은 무대에 설 기회를 놓친 것이다. 해외 무대라면 실력이 우선일 줄 알았는데 결국 그 세계도 돈에 의해 좌지우지된다고 하니 예술의 가치가 한순간에 더럽혀진 느낌이다. 적어도 세계적으로 인정하는 무대는 그만큼 최상의 수준을 지닌 음악가가 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인 듯 하다. 또한 결혼 후 8년 동안 아이가 생기지 않아 힘들었던 시기까지 겹치면서 우울증을 겪었다고 한다. 시련을 이겨낼 수 있었던 힘은 음악과 신앙이었다. 성악가로서의 인생, 아내로서의 인생, 엄마로서의 인생이 모두 순탄하지는 않았지만 그 때마다 굳은 믿음을 가지고 이겨낸 그녀이기에 이런 한 권의 책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그녀에게 결혼이란 또 하나의 혹독한 레슨이 아니었나 싶다. 무뚝뚝한 남편과의 결혼 위기, 불임으로 인한 고통 등 결혼이 준 시련도 있었지만 피나는 레슨 뒤에 훌륭한 무대에 서듯이 현재는 행복한 가정을 이뤄냈다. 그녀는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처음에는 엄격한 교수였지만 점점 엄마의 마음으로 제자들을 이해하고 품어주면서 제자들의 실력도 더욱 좋아졌다고 한다. 그녀는 "성악에는 천재가 없다."고 말한다. 그토록 뛰어난 실력을 지닌 성악가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습해야 한다는 말이다. 겸손하게도 그녀는 최고의 소프라노가 된 것을 타고난 재능보다는 아픔과 시련, 외로움을 견뎌낸 힘에서 찾는다. 진정한 예술가로서 손색없는 그녀의 삶의 이야기를 통해 열정적인 삶이 무엇인가를 보았다.
프리마돈나 김영미처럼, 우리도 각자 자신의 이름을 걸고 당당할 수 있는 삶을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