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커 (양장) - 제3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배미주 지음 / 창비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들 마음을 이해 못 하는 기성세대들에게

우리의 미래는 그 아이들이 만드는 세상이 될 것이니

미래가 궁금하다면 그 마음을 들여다 보기를......

제3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배미주의 장편소설 <싱커>를 만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더니 나도 별 수 없나보다.  아이를 키우면서 새삼 세대 차이를 느낀다. 가끔은 외계인과 사는 것 같다. 서로 말을 하면서도 그 속 마음을 통 모르겠다. "너희들, 어느 별에서 왔니?"

 

서기 2060년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영토를 잃은 국가들 간의 '영토전쟁'이라 불리는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 2063년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인류를 공격하자 시안에 본부를 둔 초국적 제약회사인 바이오옥토퍼스는 백신을 개발한다. 하지만 바이러스 변이로 인류는 멸망 위기에 처하고 결국은 2068년 거대지하도시 '시안'은 봉쇄를 선언한다.  열대우림을 그대로 재현한 '신(新) 아마존' 역시 '시안'과 더불어 지상 세계와 단절된다. 그 후 지구 표면은 급속도로 얼어붙어 빙하기에 접어든다.

장수 유전자를 개발한 바이오옥토퍼스는 인류를 구원한 공로를 인정받아 그룹의 회장 파에타가 시안의 초대 시장으로 취임한다. 이로써 인류는 거대지하도시 '시안'에서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다.

 

이미 영화에서 봤던 미래의 모습때문인지 시안이 낯설지 않다. 시안은 완벽하게 통제된 미래사회를 보여준다. 권력층은 우월한 유전자를 지니고 태어나는 반면 일반시민들은 경제적인 이유로 늦둥이를 낳을 수 밖에 없다.  완벽한 환경 속에서 모두가 편리한 삶을 누리지만 엄연한 계급이 존재한다. 시민으로 살 수 없는 난민촌 사람들은 불법 게임이나 약물을 판매하며 삶을 연명한다. 그러고 보면 미래 사회라고 해서 달라질 건 없는 것 같다. 시대와 장소는 변했지만 인간 사회가 원하는 이상향은 멀기만 하다. 인간의 근본적인 본성은 끊임없이 투쟁하며 진화하는 것 같다. 지배층과 피지배층의 갈등이 처음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계급의 차이가 심화될수록 언젠가는 불거질 수 밖에 없다.

늦둥이로 태어난 미마와 같은 아이들은 부유층 아이들에게 무시당한다. 우연히 난민촌에서 알게된 쿠게오는 미마에게 새로운 게임 <싱커>의 테스터가 되어 달라고 한다. 그리고 쿠게오가 준 진짜 물고기를 시안으로 가져가면서 가상이 아닌 실제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난다. 바로 <싱커>는 신아마존의 수많은 생물과 신경 접속을 하여 실제와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영화는 안 봤지만 <아바타>와 흡사한 것 같다.  아이들은 온실 속에서 커왔지만 싱커를 통해 실제 세상을 꿈꾸게 된다.

변화와 도전은 아이들의 몫이다.  절대로 변할 것 같지 않은 미래 사회도 아이들의 모험 정신 덕분에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것이다. 항상 열린 눈으로 세상을 보는 물고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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