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거리는 아이들의 얼굴과 자상한 선생님의 모습이 떠오른다. "아이들이 뛰노는 땅에 엎드려 입맞추다"는 평생 교직 생활을 하며 시인으로 살아온 김용택 님의 에세이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느끼는 일이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어지간한 인내심과 정성이 없으면 힘들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늘 장난기 가득하고 호기심 천지인 아이들에게는 세상이 놀이터다. 하지만 어른들 입장에서는 정신없이 뛰노는 아이들에게 잔소리가 앞선다. 그런데 김용택 선생님은 해맑게 뛰노는 아이들 모습만으로도 시가 쓰여질 만큼 행복하신 것 같다. 시를 노래하는 마음은 순수한 마음이다. 그래서 나는 시를 쓰기가 힘든 모양이다. 대신 아름다운 글을 보며 마음을 순화시키고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섬진강변 작은 학교에서 교직 생활을 해온 시인 선생님의 일상을 담은 이 책은 소소하지만 따뜻한 사제 간의 정을 느끼게 해준다. 그에 비해 요즘의 학교는 참 삭막한 구석이 있다. 뭐라 콕 꼬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선생님과 학생 간의 거리가 멀게만 느껴진다. 누구의 탓이라기 보다는 세월이 변한 탓이 아닐까 싶다. 교직 생활을 하며 틈틈이 적은 메모와 글들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중간중간에 아이들 시가 돋보인다. 자신의 마음 그대로를 몇 문장으로 표현해낸 시를 보니 귀엽고 사랑스럽다. 그 아이들 중에는 부모님과 떨어져 시골에 계신 할머니께 맡겨진 경우도 있어서 괜시리 안쓰럽다. 부모님의 빈 자리가 허전할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보듬어주는 선생님의 모습이 참 정겹다. 가정과 학교가 별개가 아닌 하나의 공동체라는 생각이 든다. 선생님을 대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허물이 없다. 빡빡 민 머리를 한 선생님의 머리를 만지고 싶어서 안달이 난 아이들을 위해 100원 주면 만지게 해주고 즐거워하는 모습이 좋다. 자연 속에서 아이들과 더불어 마음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존경스럽다. 특히 이 책은 그림이 곱다. 동화책마냥 아름다운 글과 함께 그려진 그림이 자연스럽게 하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