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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의 즐거움 - 삶에 지친 현대인들을 위한
왕샹둥 지음, 강은영 옮김 / 베이직북스 / 2010년 1월
평점 :
재미있는 심리학 강의를 듣는 느낌이다. 짧은 에피소드와 함께 수많은 심리학자들을 요약 설명해준다.
그래서 "삶에 지친 현대인들을 위한" 책이라기 보다는 "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초보자들을 위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인상적이고 흥미로운 내용 몇 가지를 소개하면 이렇다.
< 에리히 프롬의 공포체험 >
학생들을 어둠 속의 방으로 끌고 간다. 약간의 불빛으로 방을 둘러보면 인공 연못이 있고 학생들은 그 연못의 다리를 건너온 것이다. 연못에는 뱀이 우글거리고 학생들은 공포를 느낀다. 아무도 다시 그 다리를 건너려 하지 않는다. 완전히 불을 켰을 때는 다리 밑에 반투명 그물로 만든 안전망이 설치된 것이 보이지만 역시 아무도 건너려는 학생은 없다. 왜 일까? 사실 다리를 건너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이미 공포를 경험한 학생들로서는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공포, 두려움이 미치는 영향력이다. 긍정적인 심리 상태와는 달리 공포라는 부정적인 심리는 우리 삶의 수많은 기회를 앗아간다. 차라리 안 보면 좋았을 것을 굳이 부정적인 요소에 초점을 맞추는 순간 행복은 사라지는 것이다.
< 발부터 들여놓기 >
일본의 마라토너 야마다 선수는 자서전에서 자신의 성공 비결은 목표 분산법이라고 밝혔다. 처음부터 큰 목표를 잡기 보다는 쉽게 이룰 수 있는 목표부터 차근차근 해나가는 방식이다. 일상 생활에서도 누군가에게 부탁할 때 처음부터 큰 요구를 하면 거절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처음에는 작은 요구를 하여 승낙을 받게 되면 그 다음부터는 점점 더 큰 요구를 해도 승낙 받을 확률이 높아진다. 그것은 사람들이 남들에게 일관된 태도를 보여주고 싶은 심리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한 번이 어렵지, 도와주기 시작하면 그 다음에는 거절하기가 어려워진다. 이것이 바로 '발부터 들여놓기 효과'란다.
누군가의 엄청난 성공을 부러워만 했다면 이제는 우리 차례다. 긍정의 힘으로 자신의 꿈을 향해 한 발 다가서는 것이다.
< 흔들리는 평상심 >
김연아 선수의 피겨 연기에 대한 어떤 심리학자의 분석을 읽은 적이 있다. 부담감이 큰 상황에서 평정심을 잃지 않는다는 건 정말 놀라운 정신력을 지닌 것이다. 중국 하나라에 후혁이라는 훌륭한 궁수가 있었는데 왕 앞에서는 심리적 부담감 때문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였다는 일화가 있다. 실제 올림픽 경기를 보더라도 유력한 후보로 지목된 선수가 의외의 실수로 메달을 놓친 경우가 많았다. 그만큼 심리적 긴장과 부담감은 자신의 실력을 한 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다. 그런데 김연아 선수는 너무도 침착하게 연습한 만큼의 기량을 충분히 발휘해냈고 결국 금메달을 따냈다. 벤쿠버 올림픽에서 연기를 끝내고 김연아 선수가 흘린 눈물은 그야말로 감격의 눈물이었다. 자신이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와 당당히 맞서 이겨낸 자의 값진 승리였다.
심리학의 즐거움이란 다양한 실험과 사례들을 통해 얻게 된다. 단순한 흥미를 넘어 자신을 돌아보며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