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 오류 사전
조병일.이종완.남수진 지음 / 연암서가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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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에서 배운 대략적인 세계사를 제외한 변두리 세계사 지식 중에는 간혹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이 많다. 이 책은 세계사에 숨겨진 오류들을 찾아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의 결과물이다.  역사 흐름에 따라 시대순으로 설명하기 보다는 ㄱ,ㄴ,ㄷ 순으로 나열된 사전 형식으로 되어 있다. 세계사의 전반적인 맥락보다는 흥미로운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재발견을 할 수 있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마치 세계사 중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소재만을 골라 놓은 것 같다.

 

# 역사 속 위인에게 이런 면이 있었다니......

간디는 비폭력 평화주의자로 알려진 위대한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비종교주의, 종파 간 화합을 주장하면서 자신의 아들이 이슬람 여성과 결혼하는 것은 반대했다. 평화와 평등을 주장하면서도 정작 카스트 제도를 반대하지 않았다. 또한 자신의 민족을 억압하는 영국에 대항하여 영국인의 의학 치료를 거부한다는 원칙 때문에 아내가 죽었지만 자신이 학질에 걸렸을 때는 과감히 치료를 받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  왠지 정치인들의 실체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갈릴레이의 유명한 재판 일화에서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말은 후대에 꾸며낸 이야기라고 한다. 그는 망원경을 최초로 발명하지도 않았고 피사의 사탑에서 낙하 실험을 한 적도 없다. 아마도 천재적인 물리학자를 더욱 빛낼 이야기가 필요했던 것 같다. 그는 자신의 과학적 소신보다는 현실의 안위를 선택했던 현실적인 과학자였다.

뉴턴에 관한 진실은 다소 충격이다. 그는 실험을 할 때 자신의 이론을 정당화하기 위해 숫자를 조작했다고 한다. 너무나 정교했기 때문에 당시에는 아무도 몰랐다가 그의 사후 300여 년이 지난 후에 밝혀졌다. 또한 다른 학문적 경쟁자를 매장시키려고 자신의 권력을 이용하기도 했다. 뉴턴의 만유 인력 이론도 조작되었다고 하니 너무도 실망스럽다. 요즘 세계사 교과서에는 뉴턴이 어떻게 소개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아랍의 영웅이 아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영국인 장교 로렌스는 아랍인들의 독립을 위해 애쓴 영웅으로 묘사되지만 실제 그는 아랍 반란에 참여한 적도 없었다고 한다. 아랍인들은 전혀 모르는 로렌스의 존재는 어떻게 탄생된 것일까?  그의 입과 저서로만 알려진 활약상이 영화를 통해 더욱 미화되어 허구가 진실로 탈바꿈한 것이었다.

루소는 자신의 저서 <에밀>을 통해 교육의 중요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자식들을 버린 비정한 아버지였다. 이론과 실제가 명백하게 분리된 지식인의 이중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인물이다.

링컨은 노예 해방론자가 아니었다?  역시 정치인은 예나지금이나 믿을 게 못된다는 진리를 역사 속에서 배우게 된다. 그가 노예폐지를 주장한 것은 남북전쟁에서 유럽 열강을 배척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실제로는 노예 반란을 막기 위해 차별적으로 노예 해방을 했다. 결과적으로 링컨은 노예 해방론이 우세한 시대에 대통령이었다는 사실만으로 위대한 공로를 거저 얻은 것이다.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은 세계사 사상 최고의 사기극이다?  학자들의 연구를 보면 그는 중국을 간 적도 없으면서 17년 간 중국 생활을 했던 루스티첼로에게 여행기를 쓰게 하여 자신의 동방견문록을 완성했다고 본다.  역사적 문헌일지라도 그 내용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니 점점 역사의 오류 속에 빠져드는 기분이다.

전구를 최초로 발명한 사람은 에디슨이다?  이미 에디슨 이전에 전구를 발명한 사람들이 있었지만 실용화에 성공한 것이 에디슨이었기 때문에 최초의 전구 발명자로 알려진 것이다. 묵묵히 발명에 전념했을 것 같은 에디슨이 실제로는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가로채는데 탁월했다니 실망스럽다. 

# 역사적 사실이 진실이 아니라니......

프랑스 혁명에 등장하는 무시무시한 단두대 '기요틴'을 발명한 기요탱 박사 자신이 결국 단두대에서 처형됐다는 얘기를 들어 봤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어깨에 난 종기 때문에 사망했다고 한다.

미국의 독립기념일은 7월 4일이 아니다? 실제는 7월 2일이었는데 제퍼슨의 독립선언이 7월 4일 발표되었기 때문에 독립기념일로 굳어진 것이란다. 채택하고 선언하고 널리 알려지기까지 시간 차가 있었던 것이다.

아문젠의 탐험지역은 남극이 아니라 북극이었다?  원래는 북극이 목표지였는데 '세계 최초'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남극으로 수정했던 것이다. 탐험가들이 순수한 모험 정신으로 도전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우리의 착각이었다.

이오지마 전투의 성조기 게양은 자작 연출극이었다?  55년만에 이오지마 사진의 진실이 밝혀졌다. 당시 국민적 영웅을 만들어내기 위한 조작이었다고 한다. 국민의 마음을 조롱한 사기였다.

다빈치의 자전거 스케치는 조작된 것이다?  다빈치 시대에는 자전거와 같은 발명품이 없었다고 한다. 다빈치의 그림이 처음 발견되었을 때는 두 개의 원만 그려져 있었는데 누군가 나중에 페달과 바퀴살 등을 추가로 그린 것이다. 이럴 수가, 역사의 조작이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은 조지 워싱턴이 아니다?  헌법에 의한 최초의 대통령은 워싱턴이지만 헌법 제정 전에 초대 대통령은 존 헨슨이었다.

크리스마스는 예수가 태어난 날이 아니다?  12월 25일로 정해진 건 역사적으로 공론에 의한 것이다. 성경 어디에도 예수의 탄생 날짜는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12월 25일로 정한 최초의 인물은 3세기 초 로마의 신학자 히폴리투스라고 한다. 어찌됐건 역사적 진실이 무엇이든 크리스마스 날짜가 바뀔 일은 없을 것이다.

 

역사는 흐른다. 거대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수많은 오류와 진실을 올바르게 가려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흥미로운 내용을 통해 역사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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