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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즌 파이어 세트 - 전2권
팀 보울러 지음, 서민아 옮김 / 다산책방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눈부실 정도로 하얀 눈 속에서 펼쳐지는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 속에 빠져들었다.
한밤 중에 걸려온 전화를 받은 더스티는 잠시 당황한다. " 난 죽어가고 있어." 라고 말하는 낯선 소년의 음성을 들으며 그냥 끊지 못한 채 대화를 나눈다. 그 소년은 갑자기 가출한 더스티의 오빠 '조쉬'라는 이름을 말한다. 과연 전화를 건 소년은 누구일까?
더스티의 집은 오빠 조쉬의 가출로 엉망이 된 상태다. 충격받은 엄마도 집을 나가고 아빠는 실직 상태다. 더스티 역시 혼란스럽고 충격을 받았지만 내색하지 못한다. 열 여섯 소녀의 자존심이라고 해야 할까? 이미 부모님으로부터 의지하며 징징대기에는 어정쩡한 나이다. 신경을 거스르는 남자 애들과 주먹다짐을 할 정도로 억센 더스티의 속마음은 뭘까?
읽는 내내 머릿 속에는 온통 물음표뿐이었다. 소년의 정체도 궁금하고 사라진 조쉬도 궁금했다. 이 모든 수수께끼의 진실이 무엇인지 알 수 없어서 답답했다. 더스티에게 계속 전화하는 소년의 정체는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프로즌 파이어... 눈처럼 하얀 겉모습과는 달리 가까이 다가서면 불꽃이 타오르는 사람. 다른 사람의 아픔을 읽어내는 사람. 차가우면서도 뜨겁다는 건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낯설다는 건 두려움을 유발하는 것 같다. 더스티는 소년이 누구인지 알고 싶어하지만 어느 누구도 소년을 제대로 알지는 못한다. 소년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만 어느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미지의 존재인 것이다. 사람들에게 수많은 이름으로 불리지만 이름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겉으로 강한 척 반항하는 더스티에게 전화한 소년은 더스티의 슬픔에 공감하며 다가왔고 더스티 역시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게 된다. 보여지는 것들은 극히 일부분일 때가 많다. 강해보이는 더스티도 상처받기 쉬운 여린 십 대 소녀란 걸 잊으면 안 된다. 소년을 통해 조금씩 밝혀지는 조쉬의 비밀을 통해 더스티는 정말 중요한 사실을 깨달아간다.
팀 보울러 작가는 놀라운 이야기꾼이다. 눈과 불의 소년은 그 자체만으로도 상징적이며 신비로운 소재다. 하지만 정작 작가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미스터리한 사건이 아니라 그들이었다. 더스티, 눈과 불의 소년, 조쉬, 안젤리카...더스티의 엄마, 아빠, 교장 선생님, 경찰들, 난폭한 무리들까지, 이야기에 빠져 놓칠 뻔 했다. 마지막이 되어서야 알게 됐다.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눈보라 속을 헤치며 지나가야 그 답을 찾을 수 있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