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아이디어가 세상을 지배한다
매튜 메이 지음, 박세연 옮김 / 살림Biz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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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함이란

대칭적이면서, 인상적이고 여백을 지닌, 즉 E=mc² 처럼 간력하면서도 불멸의 고리를 간직한 존재다."

                                  -스탠퍼드 대학교 컴퓨터공학과 명예교수 도널드 크누스

 

우아함이 이토록 심오한 의미였던가? 

내게 있어 우아함이란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모든 것이다.  그런데 추상적인 의미의 우아함을 실용적인 아이디어와 결합한다는 발상이 신선하다. 저자는 우리에게 우아함이 무엇인지, 왜 우아함이 필요한지를 설명해준다.

이 책은 "우아함" 그 자체다. 베일에 감춰진 신비로운 "우아함"의 매력 속으로 서서히 빠져든다. 하지만 '우아함'이 다소 생소한 사람에게는 헤매기 딱 좋은 책인 것 같다. 도대체 '우아함'이 뭐길래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걸까?

처음에 언급했던 미국 드라마 <소프라노스>의 마지막 결말과 같다. 이 드라마는 마지막 장면을 몇 초 동안 까만 화면으로 끝냈다. 어떤 결말도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시청자들의 관심과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완벽한 결말은 아니었지만 우아한 결말이었다. 이렇듯 우아함이란 우리가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수많은 일들을 해결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

우아함은 크누스의 정의처럼 살펴보면 네 가지 구성 요소로 되어 있다.

대칭, 유혹, 생략, 지속성.

구체적인 설명이 가끔은 더 혼동스러울 때가 있다. 우아함은 마치 하나의 개념이 아니라 자연의 법칙을 포괄하는 거대한 질서인 것 같다. 대칭과 균형에 관한 내용은 굉장히 철학적이다. 문제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대칭을 발견해야 된다고 말한다.  대칭에 숨겨진 힘은 인위적인 해답을 거부한다. 거시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다 보면 복잡한 문제의 중심 안에 해답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네덜란드 드라흐텐의 복잡한 사거리에는 신호등이나 도로 표지판이 없다.  그런데 교통의 흐름이 정체된다거나 사고가 나는 일은 거의 없다. 이 방식은 네덜란드 교통 조사원 출신의 기술자 한스 몬더만이 설계한 것이다. 그는 대부분의  교통사고가 잘못된 교통 시스템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기존의 교통신호, 안내선, 가드레일, 제한속도 등을 제거했다. 대신에 사람들 스스로 사회적인 의사소통 체계에 집중하도록 만들었다.  30년 동안 노력한 결과 그의 시도는 성공했다. 차와 사람 간의 적절한 균형점을 찾도록 만들었고 더욱 안전한 도로가 되었다.

매혹적인 아이디어는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확실하고 뚜렷한 것보다는 애매하고 불확실한 것이 호기심을 유발하여 사람들을 유혹한다. 위대한 예술 작품을 남긴 레오나르도 다빈치부터 현재의 마케팅 전략까지 여백의 유혹을 이용한다.

우아함의 구성 요소인 대칭과 유혹은 생략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뭔가를 더 채우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하지만 과잉은 우아함의 적이다. 예를 들어, 인앤아웃 햄버거 가게에는 메뉴가 네 가지뿐이라고 한다. 특이한 점은 기존 메뉴에 자신이 원하는 뭔가를 추가할 수 있는 비밀 메뉴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실제 메뉴는 네 가지로 축소했지만 표시하지 않은 비밀 메뉴를 통해 충분히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전략인 것이다. 생략의 법칙은 비지니스 세계에서도 우아함을 추구하는 것이 효과적임을 보여준다.

우아함을 이루는 구성 요소 중 지속 가능성의 개념은  창조적 긴장, 즉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둔다는 걸 의미한다.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으로 해결하려면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선입견은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을 가로막는다. 때론 전문 지식이 비합리적인 편견이 되어 치명적인 위험을 야기할 수도 있다.

우아한 해결책이란 잠시 멈추고 문제를 깊이 들여다볼 때, 좀 더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때, 그리고 최고의 해답을 향해 포기하지 않을 때 가능하다. 우아함은 세상을 새로운 각도로 생각하는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힘이다. 우아하게 세상을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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