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퍼즐을 할 때 곁에서 지켜본 적은 있지만 같이 즐긴 적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아주 어릴 때는 도와주면서 했는데 이제는 혼자서도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퍼즐에 푹 빠진 아이를 보면 참 신기하다. 마침 퍼즐 동화가 나왔다고 해서 먼저 읽어보았다. 퍼즐을 잘 하는 비법책인 줄 알았더니 예쁘고 귀여운 아이들의 이야기다. '우리 아이는 학교에서 어떻게 생활할까?'라고 궁금해하는 엄마들에게는 아이의 마음이나 생각을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나는야 퍼즐왕>의 주인공은 이 책을 읽는 모든 친구들이라 할 수 있다. 같은 반 친구들 중에도 다양한 성격의 친구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특별히 못되게 구는 박주미라는 친구가 있다. 얼마나 거짓말을 잘 하는지 별명도 '뻥다라 박'이라고 한다. 부자집 외동딸이라 그런지 엄청 잘난 척하며 친구들을 무시하거나 괴롭히는 게 특기다. 조금은 과장되어 보이는 '뻥다라 박'이지만 실제로 이런 친구가 있을까봐 은근히 걱정이 된다. 어느 동네에는 엄마들이 작은 평수, 임대 아파트에 사는 애들과는 절대 놀지 못하게 해서 가난하면 따돌림을 받는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몰지각한 어른들이 순수한 동심까지 망가뜨리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바닷가에 살다가 서울로 이사를 온 다운이는 아파트 7단지에 살게 된다. 이사 첫 날 만난 친구는 연아다. 이삿짐 속에 자신의 퍼즐 조각이 들어갔다며 막 뒤지는 연아때문에 당황하지만 곧 연아와 친해진다. 같은 반이지만 학교에 오지 않는 연아, 그 이유는 '뻥다라 박'때문이다. 뻥다라 박이 퍼즐반 반장을 하면서 퍼즐을 잘하는 연아와 8단지에 사는 다른 친구들을 쫓아낸 것이다. 바닷가 봉삼 마을에서는 모두가 이웃이고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다 같은 친구였는데 다운이는 속상하다. 못되게만 구는 뻥다라 박의 마음을 돌리고 8단지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싶다. 무슨 좋은 수가 없을까? 그래서 다운이는 처음으로 퍼즐에 도전하게 된다. 퍼즐이란 수많은 조각들이 서로 잘 들어맞아야 비로서 멋진 작품이 완성되는 작업이다. 다운이는 퍼즐을 통해 서로 갈라져있던 반 친구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주는 멋진 친구다. 바다처럼 넓고 착한 다운이의 활약을 보니 흐믓하다. 어른들도 다운이처럼 따뜻한 마음으로 세상을 볼 줄 안다면 더 좋은 세상이 될 텐데, 다운이에게 배워야겠다. 퍼즐을 통해 얼어붙은 친구의 마음을 녹이고 진정한 친구를 만들어가는 내용이라 따뜻하고 재미있다. 이 책 덕분에 퍼즐에 대한 관심도 더 높아지고 따뜻한 마음도 배울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