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 7 : 성형한다고 가난뱅이 코가 부자 코 될 수 있을까 - 허영만의 관상만화 시리즈
허영만 지음, 신기원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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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 시리즈를 꾸준히 보면서 느낀 점은 "나를 알자!"이다. 처음에는 어려운 관상학을 만화로 배울 수 있겠구나 싶었는데 영 헷갈린다. 이리보면 이것 같고 저리보면 저것 같다. 어설픈 관상 지식으로 누구를 평가한다는 건 엄두도 못 낼 일이다. 다만 매일 보는 자신의 얼굴을 더 자주 보게 되면서 나를 알아간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이 책을 읽는 분들은 손거울 하나씩은 준비했을 것이다. 책을 보면서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내 꼴을 구석구석 살펴 보는 일은 매우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인 것 같지만 실상 무심한 일이기도 하다. 아침에 보는 얼굴은 잘 닦였는지, 얼만큼 부었는지 전체를 훑어보는 정도이고 점심에 보는 얼굴은 뭐가 묻었는지 식사 후 확인하는 정도이고 잠자리에 들기전 보는 얼굴은 대충 보는둥 마는 둥이다. 자신의 얼굴만큼은 제일 잘 알고 있을 것 같지만 관상학적으로 꼼꼼히 바라보면 '내 얼굴이 이랬나?'라는 생각이 자주 든다. 일반적으로 잘생겼다거나 예쁘다는 기준과 관상학적으로 좋은 얼굴의 기준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이번 7권은 <성형한다고 가난뱅이 코가 부자 코 될 수 있을까>이다. 바로 성형과 관련하여 관상학적 운세를 살펴본다. 성형으로 부자 코를 만들면 없던 복이 생기느냐는 거다. 과연 그렇다면 성형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부자 코가 어떤 코인지 모르는 사람도 오똑하고 반듯한 코를 만들기 위해 성형을 한다. 그래야 취직이 되고 성공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아름답고 멋진 외모는 부러움의 대상이었지만 현대 사회에서 성형이 자유로워지면서 외모는 능력으로 인정받는 것이 현실이다. 외모 덕분에 대중의 사랑을 받는 연예인이 많아지면서 성형은 성공을 위한 필수 과정이 되고 있다. 이런 현상들이 아무 비판없이 받아들여진다는 것이 더 놀랍다. 주변을 둘러봐도 쌍꺼풀 정도는 기본이고 코, 턱까지 예뻐지기 위한 노력이 지대하다. 성형이 마치 자기 계발인 듯 받아들여지는 것이 추세다.

하지만 관상학적으로 볼 때 외모를 바꾸는 것은 내용물은 똑같은데 포장만 바꾸는 것을 뜻한다. 여기서는 쉰밥에 비유해서 예쁜 도시락에 담았다고 쉰밥이 맛난 밥으로 바뀌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물론 예쁜 도시락 덕분에 비싸게 팔릴 수는 있겠지만 정작 밥을 먹기 위해 뚜껑을 열면 실체가 드러날 수 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성형이 타고난 운명을 바꾸지는 못한다. 다만 가지고 있는 복이 새나가는 것을 막을 수는 있다고 한다. 길흉을 어느 정도 다스릴 수 있다는 의미다. 내적으로 꾸준히 실력을 쌓으며 노력하는 사람이라야 그 외모까지 빛을 발할 수 있다.

문득 김연아 선수가 떠오른다. 풋풋한 소녀가 치아 교정기를 달고 있을 때는 예쁘지 않다는 이유로 스폰서도 없었는데 당당히 실력으로 세계 정상에 선 뒤, 그녀는 아름답고 매력적인 사람으로 각광받고 있다.

꼴 시리즈는 단순한 관상학을 넘어 우리 삶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좋은 친구 같다. 앞으로도 쭉 다음 이야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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