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모어 이모탈 시리즈 1
앨리슨 노엘 지음, 김경순 옮김 / 북폴리오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거부할 수 없는 사랑 이야기, 여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환상적인 이야기다.

처음 이 책의 표지를 본 순간, "강렬한 유혹"이 떠올랐다. 아름다운 꽃이 주는 끌림이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눈길을 뗄 수가 없었다. 사람도 첫만남, 첫인상이 중요하듯이 책도 첫장을 펼치는 순간 알게 된다. 얼마큼 매력적인 내용일지 말이다.

작가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첫장을 읽으면서 자꾸 <트와일라잇>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어쩌면 내가 사랑하는 소설 여주인공들이 여러 작가에 의해서 환생 혹은 재탄생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만인이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여주인공은 이름은 바뀌어도 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니니까. 특히 환상적인 소재를 다루는 경우에는 열 일곱의 소녀가 제격이다. 순수하면서도 열정적인 소녀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에버모어>의 여주인공 역시 그렇다. 에버는 교통사고로 가족 모두를 잃는 아픔을 겪은 뒤 고모와 살고 있다. 평범한 여고생으로 살고 싶지만 사고 후 갑자기 생긴 초능력때문에 괴롭기만 하다. 다른 사람의 감정, 생각을 읽을 수 있고 그들의 오라를 볼 수 있다. 그런 능력으로부터 벗어나려고 선그라스에 후드를 뒤집어 쓰고 이어폰을 낀 채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완벽에 가까운 외모를 가진 멋진 남학생 데이먼이 전학온다. 데이먼을 본 순간 에버는 시간이 멈춘 듯 얼어버린다. 왜? 첫 눈에 반해서? 아니다. 그에겐 에버의 초능력이 통하지 않는다. 그리고 왠지 어디에선가 본 듯한, 친밀한 느낌이 든다.

로맨스에는 결코 우연이 없다. 모든 것이 필연적이며 운명적으로 이루어진다. 피하려해도 의지대로 되질 않는다. 이것이 여성 독자를 자극하는 요소다. 수 백 권의 책 속에서 반복되는 이야기지만 한 번도 지루하거나 싫증난 적이 없다. 불멸의 사랑은 평범한 인간에게는 불가능하지만 소설 속 주인공들은 가능하다. 잿더미 신데렐라를 아름다운 공주로 변신시킨 마법처럼 철저히 자신을 감추고 후드를 뒤집어쓴 채 지내는 십 대 소녀를 매력적인 주인공으로 바꿔놓는다. 불행한 사고 이후 자신을 꽁꽁 숨기려는 에버에게 데이먼의 등장은 새로운 변화를 예고한다. 학교 퀸카 스테이샤부터 에버의 친구 헤이븐까지 모두 데이먼에게 푹 빠진 상황이다. 그런 매력남 데이먼이 에버에게 관심을 보인다. 콩닥콩닥, 사랑의 시작은 늘 설레고 떨린다. 정작 에버 자신만 모를 뿐이다.

십 대의 로맨스는 순수해서 더욱 아름답다. 어른들의 이기적이고 탐욕스런 사랑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라서, 그 순수함에 눈부실 지경이다.

빨간 튤립의 꽃말은 죽지 않는 사랑이라고 한다. 사랑을 믿을 때 사랑은 죽지 않는다. 영화나 소설 속 사랑이 완벽할수록 현실에서 느끼는 괴리감은 크겠지만  불멸의 완벽한 사랑을 꿈꿀 수조차 없다면 슬플 것 같다. 비록 환상이라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에 마음까지 훈훈해져온다. 여자의 마음은 세월이 흘러도 십 대 소녀이고 싶나보다. 읽는 동안 에버가 되어 사랑했으니까.

"널 사랑해."

"나도 널 사랑해. 언제나 사랑했고, 언제나 사랑할 거야."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해피엔딩은 좋지만 뭔가 아쉽다 했더니 <에버모어>는 총 6부작 중 1부였다. 아직 에버와 데이먼의 로맨스는 끝나지 않았다. 이제 겨우 시작이다. 다음 이야기가 너무나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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