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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의 스푼 - 맛있는 인생을 사는 스위트 가이의 푸드 다이어리
알렉스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모 프로그램을 통해 자상한 남자, 요리 잘 하는 남자로 유명해진 알렉스.
아무래도 그의 인기에 힘입은 출간이란 생각이 든다. 아무렴 어떤가. 그래서 이 책이 내 손에 있는 것을.
가수가 되지 않았으면 지금쯤 형과 함께 레스토랑을 했을 거라는 그가 쓴 이 책은 "요리책 + 에세이"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음식에 대한 추억을 들려주면서 실제로 요리할 수 있는 레시피 혹은 단골 음식점을 소개한다. 캐나다로 이민가서 외국 생활을 했으니 스테이크만 썰 것 같은 그가 좋아하는 음식이 순대국이라니 참 구수하다. 토종 한국인의 입맛을 고스란히 지닌 데다가 다양한 요리를 즐기는 미식가로서 소개해준 레스토랑에 눈길이 간다. 언젠가 가볼 날이 있겠지. 우아한 레스토랑부터 **식당까지.
세상은 넓고 먹어봐야 할 요리는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정보는 유용하다. 매일 먹는 밥이 싫증난 적은 없지만 새로운 요리를 맛볼 때의 기쁨은 언제나 설렌다. 살기 위해 먹는 것이 아니라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해 산다고나 할까.
그만큼 내게는 입맛이 살맛이다.
음식에 관한 에세이를 읽다보니 알렉스라는 사람이 꽤 친근하게 느껴진다. 누군가와 친해지려면 함께 식사를 해야된다는데 그 전에 음식 이야기만으로도 친해진 느낌이 든다. 맛있는 음식 이야기는 상상만으로도 기분 좋은, 군침도는 이야기라서 그런 것 같다.
요리 잘 하는 남자치고 꼼꼼하지 않은 사람이 없는 것 같다. 본인 스스로도 꼼꼼한 A형 남자라고 말한다. 캐나다 친구들 사이에선 별명이 '시어머니'였었다니 짐작이 간다. 가수 연예인이 되어서도 변하지 않는 성격은 그만의 장점이자 매력이 아닐까 싶다. 수많은 여성팬이 생긴 것도 그러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알렉스의 팬이라고 하기엔 부족하지만 나름 호감을 가진 한 사람으로서 이 책은 유쾌한 선물이다.
마치 "저와 식사 한 번 하실래요?"라는 얘길 들은 느낌이다. 그럼 서로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 말하게 되고 어디에서 무얼 먹을지 고민하게 되는, 즐거운 상상 속에 빠져본다. 십대 소녀처럼 떨리거나 설렘은 없어도 혼자 피식 웃으며 흐믓해진다. 맛있는 음식을 떠올리며 군침 한 번 삼키고, 감미로운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주는 알렉스를 떠올려본다.
인생이란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음악,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어 더욱 행복해지는 것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알렉스를 좋아하는 여성 독자들이 환영할 만한 책이다. 아니어도 괜찮은 예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