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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어찌하면 좋을까요? - 안젤름 그륀 신부의 人生에 대한 일문일답
안셀름 그륀 지음, 송명희 옮김 / 열음사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살다보면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순간이 있다. 그럴 때 곁에서 따뜻한 조언을 해주며 어깨를 빌려줄 사람이 있다면 정말 행운아다. 하지만 아무도 없다면? 사실 주변에 아무도 없지는 않다. 다만 마음을 열고 고민을 털어 낼 적당한 대상이 없을 뿐이지.
자신의 속내를 드러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부끄럽기도 하고 더 비참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그럴 때는 지혜로운 누군가에게 편지를 써 보는 것도 좋다. 자신의 고민을 적어가는 동안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게 되고 문제점이 정리되는 느낌이 들테니까.
<인생, 어찌하면 좋을까요?>는 수많은 사람들이 안젤름 그륀 신부님에게 보낸 편지와 신부님의 답신으로 구성되어 있다. 당연히 일상적인 고민뿐 아니라 영성과 관련된 신앙적인 문제들도 포함된다. 어떻게 해야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지를 묻는 그들에게 신부님의 답변은 의외로 단순하다. 그들의 말에 귀기울이고 스스로의 길을 찾도록 도와준다. 고민 속에 빠져서 가장 중요한 자신을 잊고 있는 사람들에게 신부님의 지혜로운 한 마디는 거울과 같다. 어떤 고민이든 해답은 자기 안에 있다. 누가 대신 해결해 줄 수 없다. 그래서 신부님은 자신의 답변을 '충고'가 아닌 '추천'이라고 말한다. 모든 문제의 해결 방법은 스스로 찾아야 하지만 다양한 방식이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고민 속에 빠진 사람들은 그런 상황이 자기 혼자뿐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다.
다른 사람들의 고민을 듣다보면 남의 일 같지 않다. 인생의 시련은 피할 수 없는 일인데도 우리는 가끔 피할 수 없는 자신을 비난할 때가 있다. 정말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받아들이는 수 밖에 없다. 그걸 알면서도 순응하지 못해서 괴로운 것이다. 요즘의 내가 그렇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던가? 그래서 생각을 바꾸고 즐기기로 했다.
돌이켜보면 나는 가진 것이 더 많은 사람이다. 바꿀 수 없는 상황에 연연하기 보다는 현재의 나를 더 사랑해야겠다.
이 책을 읽다 보니 내 자신의 고민들도 조금은 가벼워진 느낌이다. 어찌보면 저마다 가진 고민들은 평생 짊어지고 가야할 것들이 아닌가 싶다. 가벼우면 즐거운 것이고 무거우면 곁에 있는 누군가와 함께 들면 되는 것이고.
그리고 무엇보다 인생은 절대 혼자가 아니다. 내 곁에 아무도 없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닫힌 거란 사실을 잊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