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만들기 2 - 운명 사랑하기
현고운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깜찍발랄한 로맨스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소설이다.

오래 전 즐겨보던 하이틴로맨스 소설이 생각난다.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주인공과 멋지긴 하지만 왠지 나쁜 남자의 이미지가 강한 주인공이 등장한다. 그들을 방해하는 제 삼자가 어김없이 존재한다. 안타까운 조연이다. 그들도 나름의 로맨스가 있겠지만 여기서는 관심 밖이다. 조연의 활약으로 두 사람은 갈등하고 힘들어한다. 처음부터 순탄치 않은 그들의 사랑이 보는 이들에게는 흥미진진하다. 첫눈에 반하고 서로 사랑하여 결혼하는 뻔한 내용이라면 볼 것도 없다. 갈등이 심할수록 재미있는 것이 남의 로맨스다. 놀부 심보라고 탓해도 사실이니까 어쩔 수 없다.

이 책은 현고운 작가의 <인연 만들기 2편>이다. 1편을 읽지 않았어도 괜찮다. 서로 내용이 이어지긴 해도 전혀 다른 로맨스다. 1편은 한상은이라는 평범하면서도 매력적인 그녀의 풋풋한 로맨스라면 2편은 동생 한효은의 프로급 로맨스다. 일단 한효은이란 여주인공은 외모와 지성을 겸비한 완벽녀로 묘사된다. 실제 존재한다면 수많은 여성들의 부러움과 질시를 한 몸에 받았을 것이다. 예쁜데다가 똑똑하기까지 한 그녀가 멋진 남자를 만난다는 건 너무나 당연한 결과겠지. 그런데 그 멋진 남자가 객관적으로 볼 때는 정나미 뚝 떨어지는 냉혈한이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왜 하필 나쁜 남자를 사랑하느냐고 묻는다면 그녀는 대답할 것이다. 바로 그가 내 운명이라고, 그래서 사랑할 수밖에 없다고.

날라리 연애박사일 것 같은 그녀가 첫눈에 반하는 운명 같은 사랑을 믿는다. 콧대 높은 그녀라서 웬만한 남자는 눈에 차지 않는 것일까? 오르기 힘든 산을 선택하여 시련에도 굴하지 않는 용기를 보여준다. 좋은 머리로 남자의 못된 심보를 자극하고 결국에는 무릎 꿇게 만든다. 나쁜 남자, 김대운. 세상에 사랑이란 없다고 믿는 불쌍한 이 남자는 못된 성격만 빼면 완벽한 조건을 갖춘 신랑감 1순위다.

여기서 잠깐, 하이틴로맨스 소설을 좀 읽었다 하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언제나 변하지 않는 주인공의 특징이 있다. 여자는 늘 아름답고 매력적이며 고집이 세다. 당당하고 자유분방한 듯 보이지만 순수한 정절녀임을 감추고 있다. 남자는 멋지고 잘생겼으며 능력 또한 뛰어나다. 다만 성격이 제멋대로이고 이기적이라서 늘 여자와 티격태격 싸운다. 스토리의 대부분은 두 사람의 갈등과 사랑의 줄다리기를 보여준다. 밀고 당기는 연애의 단계를 거쳐 결국에는 나쁜 남자가 항복한다. 도저히 너 없이는 안 된다고, 이게 사랑이냐고. 다방면에 똑똑한 남자가 왜 자신의 운명, 사랑도 모를 수 있지? 괜찮다. 운명의 상대인 그녀가 더 똑똑하니까. 알고 보면 나쁜 남자는 사랑에 상처가 깊었던 것이다. 너무 아팠기 때문에 다시는 아프기 싫어서 사랑을 거부한 것이다.

그러나 진실한 사랑은 운명적으로 다가온다. 이건 드라마나 소설이 아닌 현실에서도 마찬가지다. 세상에 존재하는 사랑이 운명이 아니라면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비록 하이틴로맨스 소설처럼 완벽한 주인공은 아니지만 사랑 앞에서는 누구나 평등하다.

사랑은 운명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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