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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바뀐 딸
마크 탭 외 지음, 김성웅 옮김 / 포이에마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당신의 여동생이 불의의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면 그 고통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혹은 유일한 생존자인 줄 알았는데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다면 그 충격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뒤바뀐 딸>은 2006년 미국에서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두 가족의 이야기를 모은 책이다.
미국 테일러 대학교 학생과 직원을 태운 승합차를 마주오던 트럭 기사가 졸음운전으로 충돌하여 다섯 명이 현장에서 즉사했고 한 명만 살아남았다. 유일한 생존자 로라 반 린의 가족들은 혼수상태인 그녀를 위해 기도하고 극진히 돌본다. 특히 로라의 언니 리사는 동생의 상황을 블로그에 올려 세상에 알린다. 수많은 사람들이 블로그에 방문하여 로라의 회복을 기도한다. 로라가 깨어나면서 자꾸 자신을 휘트니라고 말한다. 뭔가 이상하다고 여긴 가족들이 병원에 치아 기록을 의뢰한 결과 그녀는 로라가 아닌 휘트니였다. 구조대원이 휘트니 근처에 있던 로라의 가방 때문에 그녀를 로라로 착각한 것이다. 비슷한 외모와 체격을 가진 두 사람이 생사가 뒤바뀐 순간이다.
이미 휘트니의 장례식을 치루고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애쓰던 세락 가족에게는 기적 같은 일이었다. 한 순간 두 가족의 슬픔과 기쁨이 교차한다.
만약 이 사건이 사망자와 생존자가 뒤바뀐 사실뿐이었다면 놀랍기는 해도 별로 감동적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두 가족은 뜨거운 가족애와 신앙으로 고통을 극복해낸다. 특히 반 린 가족이 보여준 모습은 종교가 다른 이들에게도 신앙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 지를 느끼게 한다. 가해자인 트럭 기사를 용서한 일이나 심각한 뇌손상을 입은 딸을 간호하며 가족이 함께 힘을 합치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다. 로라의 언니 리사가 블로그를 개설한 것도 작은 기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혀 모르는 누군가의 고통을 진심으로 위로하고 걱정해주는 천사같은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고 그래서 세상은 아름답다는 걸 깨닫게 됐다.
나중에 로라가 휘트니로 밝혀졌어도 그 블로그는 폐쇄되지 않는다. 살아남은 휘트니를 위해서 건강하게 회복되는 과정을 올린다. 휘트니는 목숨을 건졌지만 심한 뇌손상과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의식 때문에 현실 적응이 어렵다. 여러모로 힘들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늘 사랑하는 가족들이 든든하게 지켜주기 때문이다.
고통은 나눌수록 작아지고 기쁨은 나눌수록 커진다는 말을 이 두 가족을 통해 절실히 느꼈다. 세상을 살면서 피하고 싶은 고통과 슬픔이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피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운명일 것이다.
마음 따뜻하고 지혜로운 두 가족의 진솔한 이야기는 희망의 메시지다. 세상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고 우리에게는 사랑과 믿음이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