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 인간의 경제학 - 경제 행위 뒤에 숨겨진 인간의 심리 탐구
이준구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따끈한 경제학 책이 나왔다. 

이 책은 행태경제이론에 대해서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오랜 세월 경제학을 가르쳐온 교수님답다. 낯선 경제학의 세계를 행태경제이론을 통해 친근하게 접근한 것이다. 기존의 경제학이 인간의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면을 강조했다면 행태경제이론은 감성과 심리로 분석한다. 그래서 많은 부분 공감하게 된다.

'경제적 인간' 호모 이코노미쿠스.

세상을 살면서 절대 손해 보지 않고 이익만을 따질 것 같은 사람들이 엄청난 재산을 기부한다거나 개발도상국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조금 더 비싸더라도 공정무역 커피를 구입하는 일 등은 기존의 경제 상식을 벗어난다. 다양한 상황 속에서 사람들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대부분 예상을 빗나간다. 사람들의 경제 활동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분석해보면 일정한 기준에 따른다기 보다는 주먹구구식의 직감을 활용할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추석을 앞두고 시장에 나가봤다. ' 왜 재래 시장이 대형 마트보다 저렴한데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들었을까? '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대형 마트는 가격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상품의 종류를 선택할 수는 있지만 가격을 내 맘대로 정할 수는 없다. 반면 재래 시장은 어느 정도까지는 가격을 깎을 수도 있고 덤으로 받을 수도 있다. 당연히 재래 시장이 경제적으로 볼 때 더 효율적인 구매인 듯 싶다. 하지만 소비자가 느끼기에 재래 시장은 가격을 깎고 나면 본전이고 깎지 못하면 왠지 손해본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그럴 바에는 확실한 정찰제와 세일을 하는 대형 마트를 선택하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이건 순전히 내 생각이다.

어찌됐든 이 책을 읽게 되니 주변의 사소한 일부터 사회 문제까지 행태경제이론을 바탕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경제학을 단순히 어렵다는 편견을 깰 수 있는 흐믓한 경제학 책이다.

36.5℃의 체온은 팔팔 끓는 물보다는 차갑지만 바위보다는 따뜻하다. 사람은 로봇이 아니다. 그래서 논리만을 따져서는 안 된다. 따뜻한 심장을 가졌기 때문에 가끔은 논리보다는 감성에 치우친다. 바로 이런 면들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나의 이익보다 공익, 공정을 생각할 줄 아는 사람들이 있어서 세상은 희망이 있다.

행태경제이론은 겉보기에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인간 내면의 또 다른 면을 끄집어낸다. 경제학적인 판단이나 예상을 뒤엎는 연구 결과처럼 세상은 의외의 일들이 많다. 인간의 심리는 경제학이라는 잣대로는 잴 수 없는 다양함과 깊이를 지녔기에 더 흥미롭고 재미나다. 가벼운 마음으로 경제학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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