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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공주 투란도트 ㅣ 어린이를 위한 음악 동화 3
김선희 지음, 지현경 그림 / 보물상자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한창 공주 이야기에 푹 빠져있는 딸을 위해 고른 책이다.
아이들을 위한 음악동화 시리즈 중 처음 만난 책인데 내용이 알기 쉽고 재미나게 잘 엮어진 것 같다.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가 원래는 페르시아의 옛 이야기여서 그런지 오페라를 잘 모르는 아이들에게도 흥미로운 이야기란 생각이 든다.
카슈미르 왕국의 파루크나주 공주를 위해 유모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바로 <얼음공주 투란도트>다. 지혜로운 유모는 굳게 닫힌 공주의 마음을 흥미진진한 투란도트 공주의 이야기를 통해 열어준다. 억지로 설득하지 않고 공주 스스로 깨달을 수 있게 한 것이다.
부모 입장에서 보면, 이 책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인물은 투란도트 공주가 아니다. 바로 파루크나주 공주의 유모다. <아라비안 나이트 - 천일야화>의 세헤라자데라를 떠올리게 된다. 꽁꽁 얼어붙은 왕의 마음을 이야기로 녹이는 지혜로움을 새삼 유모를 통해 배운다.
이야기의 힘은 놀랍다. 처음에는 남의 이야기가 신기하고 놀랍지만 결국에는 자신의 입장을 돌아보게 만든다. 어쩌면 순수한 아이들은 이야기를 통해 성장하고 성숙되어 가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들에게 잔소리하느라 늘 목이 아픈 나를 반성하게 된다. 서로 기분 상하는 잔소리보다는 한 편의 멋진 이야기를 들려주는 지혜로운 엄마이고 싶다.
<얼음공주 투란도트>는 푸치니의 오페라 작품으로서, 페르시아의 민화로서 아이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멋진 이야기다. 아이가 좋아하는 아름답고 착한 공주와는 다소 거리가 멀지만 얼음공주 투란도트를 통해 배울 점도 많다. 공주의 외적인 아름다움에 청혼하는 남자들의 허영도 알게 되고, 공주가 왜 그토록 잔인해졌는지도 알 수 있다. 사람이란 겉모습, 보여지는 행동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 사랑은 보이지 않는 내면까지 바라볼 수 있는 용기와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물론 아직 어린 딸에게 이 모든 것이 다 전해질리는 없겠지만 색다른 페르시아 문화를 만날 수 있는 동화란 점에서 매우 만족스럽다. 또한 진실한 사랑을 깨닫는 일, 그것이 우리 삶에서도 가장 중요하다는 걸 알았으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