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어 산책 - 엉뚱하고 발랄한 미국의 거의 모든 역사
빌 브라이슨 지음, 정경옥 옮김 / 살림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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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두께를 보라! 

뒷장의 <찾아보기>까지 포함하면 678페이지다. 웬만한 사전 부럽지 않다. 첫 인상이 만만치 않더니 결국 읽느라 한참 걸렸다. 그렇다고 지루한 미국 역사 이야기는 아니다. 단숨에 읽지는 못하지만 읽는 동안은 흥미롭다.

영어에 관한 시시콜콜한 에피소드가 합쳐져서 엉뚱하고 발랄한 미국의 역사가 펼쳐지는 것이다.

메이플라워호의 도착과 그 이전 역사로부터 시작해서 오늘날까지 다양한 이야기 속에 미국 영어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다.

언어에 관심이 많고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환영할 만한 책이다.

빌 브라이슨은 누구인가?

미국에서는 꽤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인가 보다. [더 타임스]로부터는 "현존하는 가장 유머러스한 작가"라는 평을 듣는 작가란다. 어쩐지 책 표지에 웃고 있는 털보 할아버지의 모습이 여유롭고 즐거워 보인다.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지만 분명 엄청난 이야기꾼일 것 같다. 혹시 수다쟁이?

그냥 수다라면 건성으로 듣겠지만 그의 이야기는 꽤 영양가 있다. 박학다식한 사람답게 미국 전반의 역사가 끝없이 쏟아져 나온다. 오래 이야기하면서도 듣는 사람을 지루하지 않게 하는 비법은 뭘까? 모르겠다. 아마 그런 점이 독자들을 사로잡는 빌 브라이슨만의 매력일 것 같다.

빌 브라이슨의 책 중에 처음 만난 <발칙한 영어 산책>은 방대한 양으로 독자를 겁먹게 한다. 그러나 일단 책을 읽기 시작하면 조금씩 야금야금 끝까지 읽을 수 밖에 없다. 마지막 역자 후기를 보며 웃었다. 아무리 독자가 두꺼운 책 읽기가 두렵다 한들 번역가의 심정만 하겠는가?  빌 브라이슨의 책이지만 번역가에게 수고하셨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 책은 미국 영어의 어원과 변천 과정을 알 수 있다. 영어를 잘 못해도 상관 없다. 오히려 이 책 덕분에 영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테니까. 무엇보다 미국 역사를 이야기처럼 들려줘서 좋다. 역사와 언어라는 주제가 그리 가볍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내용 자체가 편안하다. 낯선 초창기 미국 보다는 현대 미국의 모습이 익숙해서 그런지 더 재미있다. 사람마다 관심 갖는 분야가 다르겠지만 빌 브라이슨의 이야기는 그 모든 관심 분야를 포괄할 만큼 방대하다. 미국 역사와 문화가 한 권의 책으로 설명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과감하고 유쾌하게 글 쓰는 작가의 역량에 감탄스럽다. 그의 이야기에 도전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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