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문 - 나의 뱀파이어 연인 트와일라잇 2
스테프니 메이어 지음, 변용란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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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기다리던 2편인지, 아마 <트와일라잇>을 읽은 독자라면 같은 심정일 것이다.

1편을 읽을 당시에는 영화를 보지 못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영화를 봤다.

아마도 영화를 보고 실망한 이들은 주인공 에드워드 때문이 아니었을까란 짐작이 든다.  열 일곱 살 풋풋하고 아름다운 청년 에드워드가 영화에서는 너무나 성숙해보인다. 첫 눈에 보고 반할 만큼 매력적이지 않다는 뜻이다. 잘 생긴 남자 배우에겐 미안하지만 소름끼칠 정도로 완벽한 외모는 아니다. 솔직히 책 속에서 표현한 이미지는 상상 속에서만 가능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벨라는 상상했던 이미지와 흡사해서 만족스럽게 감상할 수 있었다.

<트와일라잇>시리즈의 매력은 길고 긴 이야기가 전혀 지루하지 않을 만큼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는 점일 것이다.

마치 천일야화처럼 이야기에 푹 빠진  샤푸리 야르왕이 된 느낌이다. 외롭고 심심한데 시간이 넘친다면 기꺼이 이 책을 추천한다. 다만 시간 여유가 없다면 잠시 미뤄두기 바란다. 섣불리 이 책을 펼쳤다가는 결국 마지막 장까지 읽지 않고는 못 견딜테니 말이다. 밤새 읽다가 굶주린 뱀파이어처럼 두 눈은 빨갛게 충혈되고 눈 밑은 시커멓게 다크써클이 질 수도 있다.

2편 내용을 살짝 말하자면, 조금 슬프다. 서로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던 벨라와 에드워드의 관계가 금이 간다. 사랑이 식었거나 변심해서가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운명이라 할 수 있다. 인간과 뱀파이어의 사랑이니 순탄할 리 만무하다. 벨라는 계속 뱀파이어가 되길 원하지만 에드워드는 절대 안 된다며 반대한다. 결정적인 사건으로 벨라에게 결별을 선언하고 에드워드는 떠난다. 당연히 사랑하는 그녀를 위한 선택이지만 결국은 서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게 된다. 홀로 남겨진 벨라는 무기력하게 살아간다.

연애소설에 흔히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 여주인공이 실연의 아픔을 겪을 때 곁에서 위로해주는 남자 친구다. 이리하여 애정의 삼각 구도가 형성된다. 벨라와 에드워드가 벌어진 틈에 등장한 제이콥은 두 살 연하지만 체격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한다. 1편에서는 귀여운 인디언 소년이었는데 2편에서는 늠름한 청년으로 자란다. 어찌나 성장 속도가 빠른지 시간 상으로 따져봐야 1년도 안 됐는데 놀라울 따름이다. 물론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건 1편에서 제이콥이 벨라와 나눈 대화를 떠올리면 알 수 있다. 그 때는 미신이나 전설로 생각했던 일들이지만 여기서는 모든 것이 현실로 이뤄진다.

<뉴문>에서는 제이콥의 역할이 돋보인다. 완벽남 에드워드는 멀리 떠나 있는 바람에 얼굴은 자주 볼 수 없고 겨우 환청만 들을 수 있다. 힘든 순간에 다가온 사람은 쉽게 거부할 수 없는 것 같다. 원래 벨라에게 반했던 제이콥이라서 무척 헌신적이고 따뜻한 면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벨라는 제이콥에게 점점 의지하고 끌리게 된다. 한층 가까워졌을 즈음 벨라는 에드워드 소식을 듣게 된다.  흡사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적인 장면이 떠오른다. 오해로 벌어진 사건이지만 이로 인해 복잡한 뱀파이어 세계, 볼투리 일가가 나온다. 잔인하고 섬뜩한 볼투리 일가로 인해 극적 긴장감은 더해진다.

정말 벨라와 에드워드의 사랑이 눈물겹다.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라고 대신 외쳐주고 싶다. 언제쯤 마음 편히 사랑할 수 있을런지 안타깝다. 다행히 사건은 잘 해결되고 서로의 사랑을 다시금 확인하면서 2편은 끝난다. 그러나 시리즈답게 여러가지 복병이 숨어 있다. 영화 <뉴문>은 올해 말쯤 개봉된다고 하니 기대된다.  참, 2편 제목인 뉴문(초승달)은 1편에서 악랄한 뱀파이어 제임스에게 물렸던 초승달 모양의 흉터를 연상시킨다. 아직까지 인간으로 살아가는 벨라지만 에드워드와의 사랑을 위해 언젠가는 뱀파이어가 될 것을 암시하는 듯 하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일까?  부디 슬픈 사랑 이야기로 끝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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